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1) 아울러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한 독자라면 우리 말의 구조와 어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잊혀져 가는 우리 말에 쏟는 관심만큼, 사라져 가는 우리 생물에도 많은 사람이 관심 갖기를 바랍니다

《이주희-내 이름은 왜?》(자연과생태,2011) 5쪽


 아울러

→ 이와 아울러



  ‘아울러’는 어찌씨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지혜와 용기를 아울러 갖추다”라든지 “고아나 다름이 없는 사실과 아울러 ”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아울러’는 이렇게 글월 사이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아울러’를 글월 첫머리에 넣는 사람이 퍽 자주 눈에 뜨입니다. 한국말사전에서도 “아울러, 위대한 선언이었고요”라든지 “아울러 그 절도 사건을 취급한 경찰의 태도” 같은 보기글을 싣습니다.


  ‘아울러’는 “동시에 함께”를 뜻합니다. ‘同時’란 ‘한때’를 가리키니, “한때에 함께”를 나타냅니다. 그런데, ‘동시 + 에’는 글월 첫머리에 쓰지 않습니다. 한국말사전에서도 “그 사람은 농부인 동시에 시인이었다”라든지 “독서는 삶의 방편인 동시에 평생의 반려자이기도 하다”와 같은 보기글을 싣습니다. “-인 동시에” 꼴로 나타난다고 하겠는데, “-이면서”로 손질할 수 있어요. 무슨 소리인가 하면, ‘동시에’와 같은 말꼴은 글월 사이에만 쓸 수 있지, 글월 첫머리에는 안 쓴다는 뜻입니다. 글월 첫머리에 이 낱말을 넣고 싶다면 “이와 동시에”라든지 “그와 동시에”처럼 적어야 합니다.


  ‘아울러’는 “동시에 함께”를 뜻하니, 이번에는 ‘함께’를 살펴봅니다. ‘함께’는 “한꺼번에 같이”를 뜻합니다. 뜻풀이로만 본다면, ‘아울러’나 ‘함께’나 ‘같이’는 모두 같거나 엇비슷하다고 여길 만합니다.


 아울러, 위대한 선언이었고요 (x)

 함께, 위대한 선언이었고요 (x)

 같이, 위대한 선언이었고요 (x)


  ‘아울러’뿐 아니라 ‘함께’나 ‘같이’를 글월 첫머리에 외따로 놓아 봅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요즈음에 드문드문 나타납니다. 그러나, 한국말에서는 이런 어찌씨를 글월 첫머리에 넣지 않습니다. 이음씨가 아니라면 글월 첫머리에 두지 않아요.


  “이와 아울러”처럼 적거나, “이와 함께”처럼 적거나, “이와 같이”처럼 적습니다. ‘아울러·함께·같이’ 앞에는 반드시 다른 말을 넣습니다. 다른 말을 앞에 넣을 때에 ‘아울러·함께·같이’가 제구실을 합니다.


  사회나 문명이 새로우니, 새로운 말투를 쓸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말투로 쓰는 일이 잘못이라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와 아울러”나 “이와 함께”처럼 적는 말씨에서 ‘이와’라는 말마디를 없애거나 지우는 말씨는 얼마나 새로울 만한지 궁금합니다. 굳이 이렇게 써야 할는지 궁금합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못 배우거나 옳게 못 살핀 탓에 엉성하게 말을 하거나 글을 쓰지는 않나 궁금합니다. 엉성하게 쓴 말은 알맞게 바로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9.21.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 책을 잘 헤아린 분이라면 우리 말 얼개와 뿌리를 헤아릴 때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이와 아울러, 잊혀지는 우리 말에 쏟는 눈길만큼, 사라지는 우리 생물도 더 널리 눈여겨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책의 내용(內容)을 이해(理解)한 독자(讀者)라면”은 “이 책을 잘 읽은 분이라면”이나 “이 책을 잘 헤아린 분이라면”으로 손보고, “우리 말의 구조(構造)와 어원(語源)”은 “우리 말 얼개와 뿌리”로 손봅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는 “크게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로 손질합니다. ‘관심(關心)’은 ‘눈길’이나 ‘사랑’으로 다듬고, “많은 사람이 관심 갖기를 바랍니다”는 “많은 사람이 눈여겨보기를 바랍니다”나 “더 널리 눈여겨보기를 바랍니다”로 다듬어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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