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987) 아래 13


나무 아래에서 놀던 아기 여우들이 놀렸어요 … 하지만 아기 올빼미는 머리를 날개 아래 파묻고 몸을 움츠렸어요

《길 데이비스·딕 트위니/김현좌 옮김-겁 많은 아기 올빼미》(봄봄,2014) 4, 7쪽


 나무 아래에서 놀던 아기 여우

→ 나무 둘레에서 놀던 아기 여우

→ 나무 곁에서 놀던 아기 여우

 머리를 날개 아래 파묻고

→ 머리를 날개 사이에 파묻고

→ 머리를 날개로 감싸고

 …



  “나무 아래”는 어디를 가리킬는지 헤아려 봅니다. 나무 한 그루를 놓고 위와 아래를 가른다면, 나무 아래쪽 둘레를 가리킨다고 할 테지요. 아기 여우들이 노는 곳이라면 땅에 뿌리를 박은 나무에서 아래쪽이라고 할 만합니다. 다만, 아기 여우는 땅 아래쪽에서 놀지 못해요. 땅을 밟고 놉니다. “나무 아래”라고만 하면, 나무가 뿌리를 내린 흙 속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어요. 보기글에서는 “나무 둘레에서 놀던 아기 여우”처럼 손질해 줍니다.


  다음을 보면, 올빼미가 머리를 파묻는다고 하는데 “날개 아래”에 파묻는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날개 아래는 어디일까요? 머리를 날개 아래에 있도록 할 수 있을까요? “머리를 날개로 감싸고”처럼 적거나 “머리를 날개 사이에 파묻고”처럼 적어야 올바르리라 느낍니다.


  외국책을 한국말로 옮기는 분들이 곧잘 ‘아래’를 엉뚱하게 쓰곤 합니다. 글흐름도 잘 따져야 하고, 한국말로 어떻게 적어야 알맞거나 올바른가도 잘 헤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8.30.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나무 둘레에서 놀던 아기 여우들이 놀렸어요 … 그러나 아기 올빼미는 머리를 날개 사이에 파묻고 몸을 움츠렸어요


‘하지만’은 ‘그렇지만’이나 ‘그러나’로 바로잡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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