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948) 얄궂은 말투 97 : 키우는 법에 대해 나와 있는


천사 키우는 법에 대해 나와 있는 책 있어요?

《나카가와 치히로/홍성민 옮김-천사는 어떻게 키워요?》(동쪽나라,2005) 14쪽


 천사 키우는 법에 대해 나와 있는 책

→ 천사 키우는 법이 나온 책

→ 천사 키우는 법을 다룬 책

→ 천사 키우기를 다룬 책

→ 천사 키우기가 나온 책

 …



  겉보기로는 한글이라 하더라도 모두 한국말이 되지 않습니다. 한국말이 되도록 말투와 말씨와 말법을 잘 살펴야 비로소 한국말이 됩니다. 그런데 한국사람은 좀처럼 한국말을 못 배웁니다. ‘-에 對하다’는 한국 말투가 아닙니다. ‘-고 있다’도 한국 말씨가 아닙니다. 이 보기글은 두 가지를 섞었습니다. 어린이책에 나오는 글인데,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읽다가 한국말이 아닌 한국말을 잘못 익히고 맙니다. 둘레에서 이를 바로잡아 주는 어른이 없으면 그예 이대로 길들어 나중에 잘못을 똑같이 되풀이하면서 퍼뜨립니다.


  생각해 보면, 영어를 가르치는 어른들은 ‘about’을 ‘-에 대하여’로 옮기도록 말할 뿐입니다. 이렇게 풀이하는 말투가 옳은지 바른지 그른지 틀린지 헤아리지 않습니다. 그냥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너에 대해서 말해 볼까?”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너를 말해 볼까?”라 해야 올바릅니다. 또는 “네가 누구인지”라든지 “네가 무엇을 했는지”나 “네가 어떤 사람인지”나 “네가 걸어온 길을”과 같이 여러모로 풀어내어 적을 수 있어요.


  이 보기글은 “천사 키우는 법이 나온 책”이라고 적어야 올바릅니다. 맨 먼저 이렇게 적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사람마다 다 다른 느낌과 생각을 살려서 이모저모 살을 붙이거나 다듬습니다. “천사 키우는 법을 다룬 책”이라 할 수 있고 “천사 키우기를 다룬 책”이나 “천사 키우기를 알려주는 책”이나 “천사 키우기를 밝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사 키우기가 나온 책”이나 “천사 키우기가 나오는 책”이나 “천사 키우기가 잘 나온 책”이라 할 수 있어요.


  한국말을 가르치는 어른뿐 아니라, 영어나 다른 외국말을 가르치는 어른도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면서 이야기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47.8.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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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08-24 13:24   좋아요 0 | URL
저도 ~에 대하여가 우리 말투가 아니라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쓸 수 있군요.
윗 줄 댓글 달면서알고 있었는데..라고 하려다가 고쳤습니다.^^

숲노래 2014-08-24 14:02   좋아요 0 | URL
아,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쓰시면 돼요 ^^

저는 이웃님들 글을 읽을 때에 '맞춤법-띄어쓰기'는 하나도 안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