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17) 통하다通 63 : 섬진강을 통해
어쩌면 나는 감정이 메말라 섬진강을 통해 그것을 회복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 섬진강을 통해 형성된 동일한 고향성이 마을을 지켜 온 것 때문이 아닐까
《조문환-네 모습 속에서 나를 본다》(북성재,2014) 29, 168쪽
섬진강을 통해 회복하려는
→ 섬진강을 빌어 되찾으려는
→ 섬진강에서 되살리려는
→ 섬진강에 몸을 맡겨 살려내려는
…
섬진강을 따라 시골길과 냇길을 거닐던 글쓴이는 섬진강에서 삶을 보고 느끼며 배운다고 이야기합니다. 섬진강에서 무엇인가 되살리거나 되찾고 싶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자꾸 “섬진강을 통해”라고 말합니다. “섬진강을 통해 형성된”이라고도 말하는데, ‘통하다’란 무엇일까요. 섬진강과 함께 이룬 삶이 아닐까요. 섬진강 곁에서 이룬 빛이 아닌가요. 섬진강 둘레에서 이룬 이야기요, 섬진강을 바탕으로 이룬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섬진강을 거닐면서 섬진강을 읽습니다. 섬진강을 찾으면서 섬진강을 느낍니다. 섬진강‘에서’ 꿈을 키우고 사랑을 만납니다. 4347.6.12.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어쩌면 나는 마음이 메말라 섬진강을 빌어 되살리려는지도 모른다 … 섬진강과 함께 이룬 똑같은 시골빛이 마을을 지켜 왔기 때문이 아닐까
‘감정(感情)’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마음’으로 다듬습니다. “그것을 회복(回復)하려는 것인지도”는 “이를 되살리려는지도”나 “되살리려는지도”로 손보고, ‘형성(形成)된’은 ‘이룬’으로 손봅니다. “동일(同一)한 고향성(故鄕性)”은 “똑같은 고향빛”이나 “똑같은 시골빛”으로 손질하고, “지켜 온 것 때문이”는 “지켜 왔기 때문이”로 손질해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