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을 바꾸는 바보짓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2013년에 시공아트라는 출판사에서 한국말로 옮긴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이라는 책이 있다. 나는 한국말로 붙은 책이름이 처음부터 못마땅했다. 우리 삶은 언제나 춤인데 왜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이라고 할까? 한국말로 나온 책을 달포쯤 앞서 장만한다. 책이름이 마뜩하지 않아 한 해 즈음 안 쳐다보다가 비로소 들여다본다. 책을 거의 다 읽을 무렵 문득 궁금해서 살펴보니, 미국에서 2012년에 처음 나올 적에 붙은 이름은 《Dancers Among Us: A Celebration of Joy in the Everyday》이다.


  이 사진책을 선보인 미국사람은 요즈음도 사진을 꾸준히 찍는다고 한다. 그러면, 미국 사진가는 어떤 넋으로 사진을 찍을까? 바로 ‘Dancers Among Us’라는 넋으로 사진을 찍는다. ‘Dancers’는 “춤꾼들” 또는 “춤을 추는 사람들”이다. “Among Us”는 “우리 사이에서”나 “우리 곁에서”나 “우리와 함께”나 “우리한테 둘러싸여서”라고 할 만하다. 그러니까, “우리 곁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이나 “우리와 함께 춤추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큰이름 옆에 붙인 작은이름을 본다. ‘A Celebration of Joy in the Everyday’는 무엇을 뜻할까. “날마다 즐거운 잔치”이다.


  사진을 찍은 미국사람은 “우리와 함께 춤을 : 날마다 즐거운 잔치” 또는 “우리가 함께 춤을 : 언제나 즐거운 잔치”라고 노래한다.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하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삶은 언제나 춤’이기에 ‘날마다 즐거운 잔치’라고 말한다.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는 그리 대수롭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 뜻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붙여서 잘못 퍼뜨리는 이름은 속내와 속살을 엉뚱한 쪽으로 이끌 수 있다.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 즐겁게 춤을’쯤으로 책이름을 붙일 만했고, 이렇게 붙이는 이름이 사진가 넋을 잘 헤아릴 뿐 아니라, 이 사진을 마음에 담아 날마다 새롭게 웃고 노래하며 춤출 수 있도록 이끄는 빛이 되리라 느낀다. 4347.5.12.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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