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716) 혼신의 3 : 혼신의 힘을 다해

 

시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대지의 정령을 감동시키고, 대지의 정령이 시인의 입을 빌어서 그 마음을 노래한 듯한 구절뿐이다
《나카노 고지/서석연 옮김-청빈의 사상》(자유문학사,1993) 164쪽

 

 혼신의 힘을 다해
→ 온힘을 다해
→ 모든 힘을 다해
→ 있는 힘을 다해
→ 마지막 힘을 다해
→ 낼 수 있는 힘을 다해
 …


  예부터 “젖을 먹던 힘”을 말했습니다. 저 또한 젖을 먹던 힘을 내면서 살고,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용을 쓰는 “젖을 먹는 힘”을 들여다보곤 합니다. 갓난아기일 적에 힘차게 젖을 빠는 모습을 보면, 젖을 빨면서 스스로 지쳐서 쉬었다가 빨고 또 쉬었다가 빨고 합니다. 아기로서는 젖을 빨아먹는 일도 벅찹니다. 이 “젖을 먹는 힘”이란 아이한테는 목숨이 달린 일이고, 이 일을 제대로 해내어야 비로소 몸에 살이 붙고 뼈가 굵으며 단단합니다.


  “젖을 빨아먹던 힘”까지 끌어내어 어떤 일을 한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몸에 깃든 모든 힘을, 또 마음을 바치는 온갖 힘을 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내려는 매무새이며, 있는 힘이란 힘은 다 끌어낸다는 모양새입니다.


  온갖 힘을 이처럼 진땀을 빼면서 낸다면, 삶을 가꾸거나 말을 가꿀 적에도 온갖 꿈과 사랑과 넋을 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아름답게 이루려는 생각으로, 마지막 힘을 다하거나 낼 수 있는 힘을 쏟을 수 있어요. 4342.3.21.흙/4347.3.2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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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온힘을 다해 땅에 깃든 넋을 움직이고, 땅에 깃든 넋이 시인 입을 빌어서 이녁 마음을 노래한 듯한 글월뿐이다

 

“대지(大地)의 정령(精靈)”은 “이 땅에 깃든 넋”이나 “땅기운”으로 다듬고, ‘감동(感動)시키고’는 ‘마음을 움직이고’나 ‘마음을 적시고’나 ‘마음을 흔들고’나 ‘마음을 건드리고’로 다듬습니다. “시인의 입”은 “시인 입”으로 손보고, ‘구절(句節)’은 ‘글월’이나 ‘대목’으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30) 혼신의 4 : 혼신의 힘

 

그러한 나를 제압하기 위해 어머니 또한 혼신의 힘을 쏟지 않으면 안 되었다
《현기영-똥깅이》(실천문학사,2008) 59쪽

 

 혼신의 힘을 쏟지 않으면
→ 온힘을 쏟지 않으면
→ 젖먹던 힘을 쏟지 않으면
→ 죽을힘을 쏟지 않으면
 …


  ‘젖먹다’는 한 낱말이 아닙니다. “젖 먹던 힘”처럼 띄어서 적어야 맞춤법에 맞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젖먹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젖떼기’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젖먹기’라는 낱말이나 ‘젖먹다’ 같은 낱말을 얼마든지 쓸 만하리라 느낍니다. ‘죽을힘’이라는 낱말을 한 낱말로 삼듯이 ‘젖힘’ 같은 낱말을 지을 만해요. 젖힘이란 바로 아기들이 젖을 빨아서 먹으면서 숨을 이으려고 애쓰는 힘입니다.


  그야말로 온힘을 다하기에 죽을힘이요 젖힘입니다. 온힘을 다하면서 어떤 일을 이루고 싶습니다. 온힘을 다하듯이 온넋을 바칩니다. 온몸을 쓰고 온마음을 기울여요. ‘온’이라는 낱말을 잘 살리면 “온땀을 쏟다”처럼 말할 수 있어요. 모든 땀을 쏟듯이 힘을 쓴다는 뜻에서 ‘온땀’이 됩니다. 한자말 ‘혼신’에서 홀가분할 수 있으면 토씨 ‘-의’를 털어낼 뿐 아니라, 알맞고 바르며 어여쁜 한국말을 새롭게 빚습니다. 4347.3.2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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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나를 누르려고 어머니 또한 젖먹던 힘을 쏟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제압(制壓)하기 위(爲)해”는 “누르려고”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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