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43 : 냉동 포도, 꽁꽁 언 얼음


그곳에는 히코리가 후식으로 먹을 냉동 포도송이들이 많이 있었다 … 첫 번째 개울을 따라 스케이트를 지쳤다. 꽁꽁 언 얼음 밑으로 졸졸 개울물이 흐르고 있었다 

《캐롤린 베일리/김영욱 옮김-미스 히코리》(한림출판사,2013) 91쪽 

 

 후식으로 먹을 냉동 포도송이 (x)
 꽁꽁 언 얼음 (o)

 


  겹말이 나타나는 까닭은 깊이 살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월을 잘 살피면, “꽁꽁 언 얼음”이라는 대목이 있어요. 얼음이니까 꽁꽁 ‘언다’고 할 테지요. 그러면, ‘냉동(冷凍)’이란 무엇일까요. ‘얼림’이나 ‘얼리게 하는 일’을 가리킵니다. 겨울이 되어 들판에 있던 포도송이가 꽁꽁 ‘얼’기에, 이 포도송이는 ‘언’ 포도송이입니다.


  감을 얼리면 ‘언 감’입니다. 딸기를 얼리면 ‘언 딸기’입니다. 얼리니 ‘언’이라고 붙입니다. 4347.3.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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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히코리가 입가심으로 먹을 언 포도송이들이 많이 있었다 … 첫째 개울을 따라 스케이트를 지쳤다. 꽁꽁 언 얼음 밑으로 졸졸 개울물이 흐른다

 

‘후식(後食)’은 ‘입가심’이나 ‘주전부리’로 다듬습니다. ‘번(番)째’도 ‘일요일날’이라는 말투처럼 으레 쓰는 말입니다.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글이 어린이책에 나오는 만큼, ‘番’과 ‘째’가 같은 말이니, “첫 번째 개울”은 “첫 개울”이나 “첫째 개울”로 손봅니다. “개울물이 흐르고 있었다”는 “개울물이 흐른다”나 “개울물이 흘렀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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