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이 태어났습니다.
아이와 어른 누구나
한국말을 슬기롭고 아름답게 새로 배우면서
즐겁게 이야기꽃 피우는 삶을 밝히고 싶은 이야기를
새록새록 담은 책입니다.
오늘부터 책방에 들어가는군요.
저를 아껴 주시는 분뿐 아니라,
글과 책과 숲과 시골과 사랑을
아끼고 보살피는 이웃님들 모두
기쁘고 즐겁게 이 책을 장만해서 읽어 주셔요.
그리고,
신나게 책소개도 해 주셔요~ ^^
앞으로 10년 동안 99만 권을 찍어서
우리 나라에 어여쁜 숲말이 깃들도록
모두들 힘껏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참말 고맙습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463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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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국어사전을 펼치면 수없이 많은 낱말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옛사람은 누구나 국어사전 없이 어버이한테서 말을 물려받았고,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자라고 나면, 스스로 어버이 되어 새로운 아이 낳아 다시 말을 물려주었어요. 옛사람은 국어사전도 없었지만, 학교도 없었고, 책도 없었어요. 그런데 한두 해 아니고, 백 해나 이백 해도 아닌, 또 천 해나 이천 해도 아닌, 만 해 십만 해 백만 해를 아우르면서 말을 빚고 말을 나누며 말을 이었어요.
국어학자는 옛책을 들추어 말밑을 살피곤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국어학자도 ‘쑥’이나 ‘마늘’ 같은 낱말 언제부터 썼는지 몰라요. 말밑뿐 아니라 말뿌리조차 밝히지 못해요. 그런데, 단군 옛이야기에 쑥과 마늘 이야기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쑥이나 마늘 같은 낱말은, 아무리 짧아도 오천 해 가까이 묵은 낱말인 셈이에요.
이렇게 따지면, ‘풀’이나 ‘꽃’이라는 낱말은, ‘사람’과 ‘바람’이라는 낱말은, ‘해’나 ‘달’이라는 낱말은, 얼마나 오래되고 깊으며 얼마나 너른 낱말일까요. ‘어깨동무’나 ‘길동무’ 같은 자리에도 쓰고 ‘소꿉동무’나 ‘얘기동무’ 같은 자리에도 쓰는 ‘동무’라는 낱말도 얼마나 오래되며 깊으며 너른 낱말일까요.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이라고 하는 책은 바로 이러한 우리말을 찾아보려는 실타래를 풀고 싶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우리말이나 국어학에 밝은 어른 한 사람이 온갖 지식과 정보를 그러모아서 착착착 가르쳐 주는 책은 아니에요. 우리말이나 국어학에 밝은 어른뿐 아니라, 이제 막 우리말 하나둘 배우는 어린이들도 함께 어깨동무를 하면서 우리말 뿌리와 결과 너비를 살피자는 책입니다. 푸름이도 같이 손을 맞잡고 우리말 품과 사랑을 헤아리자는 책입니다. 어버이와 교사도 나란히 두레를 하고 품앗이를 하면서 우리말 무늬와 빛깔을 살찌우고 북돋우자는 책입니다.
모든 사람은 숲에서 태어났고, 숲에서 착하게 살아갑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피면, 99%라고도 할 만큼 거의 모든 사람이 서울이나 도시에서 살고, 시골에서 흙을 만지거나 시골에 남아 숲에 깃드는 사람은 1%가 될락 말락 할 만합니다. 그나마 시골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몽땅 도시에 있는 큰 학교나 회사나 공장으로 떠나요. 이런 흐름에서 도시 문명과 사회를 들려주는 우리말 이야기 아닌, 숲을 밝히고 숲을 생각하는 우리말 이야기라 한다면, 외려 더 어렵거나 힘들다고 여길 수도 있으리라 느껴요. 그렇지만, 이 글을 써서 예쁜 벗님과 나누고 싶은 시골 아저씨는 즐겁게 믿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밥을 먹고 국을 마셔요. 밥은 아스팔트에 심어서 거두지 못해요. 국이 될 물과 푸성귀는 시멘트에 심어서 가꾸지 못해요. 벼도 보리도 밀도 흙땅에 씨앗을 내려 자라요. 냇물과 골짝물 또한 흙바닥에서 흐를 때에 가장 정갈하며 시원한 1급수 돼요. 이 나라 사람 100%가 도시에서 살아간다 하더라도, 숲이 없다면 도시사람은 모두 굶습니다. 참말 100%가 도시에서 일하고 집을 얻어 지내더라도, 시골 흙 일구며 아끼고 사랑하는 딱 한 사람이라도 있어야 밥을 먹든 빵을 먹든 할 수 있어요. 시골 흙일꾼 없이 포도주스나 감귤주스 마실 수 없어요. 시골 흙일꾼 있기에 딸기 먹고 수박 먹어요.
한 사람으로 기쁘게 태어나 살아가는 흐름을 ‘말’에 바탕을 두어 생각해 보자는 뜻을 잘 읽어 주기를 바랍니다. 그냥 태어난 말이 없고, 모두 깊은 사랑을 받아 태어난 말인 줄, 이 책 읽는 모든 분들이 찬찬히 헤아려 주기를 바랍니다. 좋은 마음 되어 좋은 생각 빛내는 좋은 삶 일구기를 빌어요.
전남 고흥 동백마을에서.
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