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93] 연꽃바위솔

 


  겨울에 눈과 얼음 뒤집어쓴 채 씩씩하게 몽글몽글 맺힌 바위솔을 봅니다. 바위솔은 이름 그대로 바위에 뿌리를 내리며 조그맣게 피어납니다. 흙땅에 뿌리를 내리는 풀이 있고, 이렇게 바위에 뿌리를 내리는 풀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어떤 넋으로 바위에 옹글종글 모여서 고운 빛을 베풀어 줄까요. 아이들은 눈더미를 찾아 이리저리 달리면서 눈을 뭉치고 노느라 바쁩니다. 나는 아이들하고 눈놀이를 하다 말고 바위솔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물끄러미 마주하는 이 바위솔은 바위솔 가운데 ‘연화바위솔’이라 하는데, ‘연화’가 무엇인지 몰라 머리로 이름을 곰곰이 외웁니다. 나중에 식물지를 찾아봅니다. ‘연화바위솔’에서 ‘연화’는 ‘연꽃’이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오늘날 적잖은 이들은 ‘연뿌리’라 안 하고 ‘연근’이라 말한다고 깨닫습니다. 연잎은 그냥 ‘연잎’이라 할까요? 연꽃처럼 생겼으니 ‘연꽃바위솔’이라는 이름이 가장 어울리면서 고우리라 생각합니다. 4347.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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