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선물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9
펄 벅 지음, 이상희 옮김, 김근희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33

 


선물은 어디에서 오는가
― 아주 특별한 선물
 펄 벅 글
 김근희 그림
 이상희 옮김
 길벗어린이 펴냄, 2006.11.20.

 


  선물은 하늘에서 똑 떨어집니다. 참말 하늘에서 똑 떨어집니다. 바라고 바라며 또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즐기는 사람들은 하늘에서 똑 떨어지는 선물을 받습니다. 바라고 바라며 또 바라는 마음으로 삶을 가꾸고 일구니, 어느 날 하늘에서 선물이 똑 떨어집니다.


  선물은 땅에서 퐁 하고 솟습니다. 참말 땅에서 퐁 솟습니다. 꿈꾸고 꿈꾸며 다시 꿈꾸는 넋으로 하루를 빚는 사람들은 땅에서 퐁 솟는 선물을 받습니다. 꿈꾸고 꿈꾸며 또 꿈꾸는 넋으로 사랑을 빛내고 돌보니, 어느 날 땅에서 선물이 퐁 솟습니다.


  선물은 마음에서 스르르 배어나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땅에서 솟기도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선물이 스르르 배어나오곤 합니다. 내가 나한테 주는 선물입니다. 스스로 노래하고 춤추는 삶을 아끼고 보듬으니, 마음속에서 선물이 배어나와 하루가 즐겁습니다.


.. 그는 갑자기 눈을 떴습니다. 새벽 네 시, 우유 짜는 일을 거들라고 아버지가 늘 자기를 깨우던 시각이었습니다. 어릴 적 습관이 여태껏 남아 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지요. 벌써 오십 년이 지난 옛 일이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도 삼십 년이 되었는데 ..  (5쪽)


  곰곰이 돌아보면, 모든 선물은 웃는 사람한테 찾아갑니다. 어떤 선물이든 노래하는 사람한테 찾아가지요. 웃지 않는 사람한테 선물이 찾아가지 않아요. 노래하지 않는 사람한테 선물이 찾아갈 일이란 없어요.


  즐겁게 웃고 사이좋게 웃는 사람은 날마다 선물꾸러미입니다. 기쁘게 노래하고 사랑스레 노래하는 사람은 언제나 선물보따리입니다. 내가 나한테 선물하기도 합니다. 내 이웃 모두한테 선물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아침저녁으로 재잘거리는 목소리는 삶을 밝히는 선물입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차려서 내미는 밥상은 삶을 가꾸는 선물입니다. 아이들이 달려들며 품에 안기는 몸짓은 삶을 빛내는 선물입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입히는 옷은 삶을 일구는 선물입니다.


  선물은 늘 마음에서 마음으로 흘러요. 선물은 늘 마음으로 지어서 마음으로 건네요. 선물은 늘 마음으로 받고 마음으로 누립니다.


.. 그는 행운아였습니다. 아내의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그가 아내에게 사랑을 줄 수 있었던 것 또한 큰 행운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기쁨입니다. 세상에는 사랑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  (33쪽)


  펄 벅 님 글에 김근희 님이 그림을 붙인 《아주 특별한 선물》(길벗어린이,2006)을 읽습니다. 아이들과 즐기는 그림책을 으레 어버이인 내가 사서 아이들한테 선물하듯 건네며 함께 읽는데, 모처럼 그림책 하나를 선물받았습니다.


  선물이란 무엇일까요. 선물은 서로를 얼마나 기쁘게 할까요. 선물 한 점은 우리 삶을 얼마나 아름답게 꾸미는가요.


  사랑받는 삶도 선물이지만, 사랑하는 삶도 선물입니다. 누군가 나한테 사랑해 주기만을 바라는 선물을 기다릴 수 있겠지만, 언제나 내 마음속 사랑을 내 둘레 이웃한테 즐겁게 나누어 주는 선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이니, 번역글에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라요. 이를테면, 한국말 ‘버릇’이 있으니 ‘습관’ 같은 한자말은 안 써도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기쁨입니다” 같은 글월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 글월은 이 그림책에서 아주 뜻있는 한 마디인 만큼 더 마음을 기울여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면 살아가면서 참으로 기뻐요”라든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참다운 기쁨입니다”처럼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의 + (무엇)한 + (이름씨 꼴 그림씨)’로 엮는 글투는 일본 글투나 번역 글투예요. 먼먼 옛날부터 이어온 한국사람 글투는 이런 모양새가 아닙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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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14 09:40   좋아요 0 | URL
'모든 선물은 웃는 사람에게 찾아갑니다.'
'즐겁게 웃고 사이좋게 웃는 사람은 날마다 선물꾸러미입니다.'-
예~ 오늘도, 선물꾸러미로 살아가야겠어요~*^^*

숲노래 2014-01-14 09:46   좋아요 0 | URL
appletreeje 님 고운 선물에 힘입어 즐겁게 누리고
즐겁게 느낌글을 갈무리했어요.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루를 누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