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름 자란 마음

 


  새해가 되면 일곱 살이 될 큰아이가 얼마 앞서부터 무척 대견스러운 티를 냅니다. 아침을 살짝 늦게 차린다 싶으면 배고프다면서 “아버지, 빵 없어요?” 하고 묻는다든지 “아버지, 사탕 없어요?” 하고 묻는데, 여섯 살이 무르익는 올해 어느 날부터 “벼리야, 아직 밥을 안 먹었는데 빵부터 찾으면 어떡할까. 한창 밥을 끓이니 곧 밥이 돼. 조금 기다려서 밥을 먹고 나서 빵을 생각하자.” 하고 말하면, “응.” 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고는 “나 책 읽을래.”라든지 “나 그림 그릴래.” 하면서 밥이 다 될 때까지 기다려요.


  아이 마음은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한아름 어여쁜 나무입니다. 한아름 안는 어여쁜 나무로 자란 아이와 살아가면서, 어버이인 내 마음도 한아름 자랐을까요. 아무렴, 함께 잘 자랐겠지요. 고운 아이한테서 받은 즐거운 빛을 내 가슴에 품으며 아침도 저녁도 맛나게 차리는 마음 되겠지요. 밥도 국도 다 끓였고, 나물무침만 마무리하면 아침 밥차림은 끝. 벼리야, 보라야, 이제 밥 즐겁게 먹고 또 신나게 놀자. 4346.12.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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