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40 : 씨앗을 파종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씨앗을 파종하고 첫 번째 싹이 흙을 뚫고 뾰족이 올라왔을 때의 그 감격이란
《박효신-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여성신문사,2007) 25쪽
‘과연(果然)’은 ‘참말’이나 ‘참으로’로 다듬고, ‘기대(期待)’는 ‘설렘’이나 ‘두근거림’으로 다듬습니다. “올라왔을 때의 그 감격(感激)이란”은 “올라왔을 때 그 뿌듯함이란”이나 “올라왔을 때 그 보람이란”이나 “올라왔을 때 그 기쁨이란”으로 손봅니다.
한자말 ‘파종(播種)’을 찾아보면 “곡식이나 채소 따위를 키우기 위하여 논밭에 씨를 뿌림. ‘씨뿌리기’, ‘씨 뿌림’으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우리가 쓸 만한 한국말이 아닌 셈입니다.
씨앗을 파종하고
→ 씨앗을 뿌리고
→ 씨뿌리기를 하고
…
낱말뜻을 찬찬히 헤아리지 않기 때문에 “씨앗을 파종하고”처럼 말합니다. 낱말뜻을 찬찬히 헤아렸다면 “씨앗을 뿌리고”처럼 말하겠지요.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사람도, 농협이나 공공기관 일꾼도, 모두 ‘씨앗’과 ‘뿌리기’를 말할 때에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흙에도 마음에도 아름다운 말을 뿌릴 수 있기를 빌어요. 4346.11.27.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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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 내가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과 설렘이 섞인 채 씨앗을 뿌리고 첫 싹이 흙을 뚧고 뾰족이 올라왔을 때 그 기쁨이란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