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590) 위로
에밀은 이다한테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말해 주었어요. 그러고는 여동생을 이렇게 위로했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에밀의 325번째 말썽》(논장,2003) 19쪽
아이들 읽을 어린이책이기에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말해 주었어요”처럼 적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책 아닌 어른책일 때에도 이렇게 써야 아름답습니다. 이처럼 적지 않고 “將次 某種의 事件이 發生할지 豫告해 주었어요”라든지 “장차 모종의 사건이 발생할지 예고해 주었어요”처럼 적으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어른들은 뜻밖에도 갑갑한 말을 자꾸 쓰며 아이들 말과 삶을 옥죕니다.
한자말 ‘위로(慰勞)’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을 뜻한다고 합니다. 곧, 한자말은 ‘위로하다’요, 한국말은 ‘달래다’입니다.
여동생을 이렇게 위로했죠
→ 여동생을 이렇게 달랬죠
→ 여동생을 이렇게 타일렀죠
→ 여동생을 이렇게 다독였죠
→ 여동생을 이렇게 보듬었죠
…
어른들은 “위로의 말을 건네다”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한자말 ‘위로’를 쓰고 싶다면 “위로했다”라 말하면 되는데, 이 한자말에다 ‘-의’까지 엉터리로 붙이곤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한테 ‘위로’라 말하면 어떻게 알아들을까요? 아이들은 ‘위로’라 말하면 위쪽을 올려다보지 않을까요? 아이들한테 ‘위로’란 “위로 아래로”라 하는 ‘위로’일 테니까요. 4346.11.26.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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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이다한테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말해 주었어요. 그러고는 여동생을 이렇게 달랬지요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