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듯이 반가우며 고마운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에서 ‘2013 올해의 책’ 대상에 《이오덕 일기》(양철북 펴냄) 다섯 권을 뽑았다. 반가우면서 고맙다. 이 일기책이 나오도록 2006년부터 다리를 놓고 품을 들였으나 뒤로 미루고 말았는데, 2010년에 다시 다리를 놓아 품을 들였고, 이제 2013년에 빛을 보았다. 2006년에 양철북 출판사 사장님을 뵙고 이 일기책 이야기를 꺼냈을 적에는 2008년에 책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만, 이오덕 님이 흙으로 돌아가신 지 열 해째 되는 2013년에 예쁜 책으로 태어났다.
다섯 권으로 간추린 일기책을 보며 생각한다. 스무 해쯤 지나 2033년이 될 무렵, ‘간추린 다섯 권’ 말고 ‘오롯한 일기책’으로 나올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간추리지 않은 오롯한 일기책이라면 스무 권짜리 책이 될는지 모르지만, 이런 일기책도 하나쯤 나올 만하리라 생각한다.
아이들 저녁밥 차린다. 큰아이 작은아이 배불리 먹인다. 설거지 조금 한다. 밥알 묻은 그릇은 좀 불린 뒤에 마저 설거지를 하려 한다. 밥 한 그릇으로 아이들은 즐겁고, 책 한 권으로 어른들은 기쁘다. 고흥에서는 가을비 내린다. 다른 곳에서는 가을눈 내리려나. 4346.11.2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