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77] 원 투 쓰리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라는 노래가 있어요. 나는 이 노래를 1994년인가 1995년에 처음 들었어요. 대학생들이 부르는 민중노래인데, 어느새 이 노래가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로도 나옵니다. 어른들 부르던 노래에서는 “동지들이 있잖아요”가 아이들 부르는 노래에서는 “친구들이 있잖아요”로 바뀝니다. 그런데, “전진! 전진하자!”라 흐르는 대목을 “원! 투! 쓰리!”로 바꾸었어요. “가자!” 하고 말할 이야기를 “전진!”이라 말하니 아쉬웠는데, 아이들한테 이 노래를 노랫말 바꾸어 들려주는 어른들은 “하나! 둘! 셋!”이 아닌 엉뚱한 영어를 외칩니다. 아이도 어른도 노래를 영어로 불러야 맛이 나기 때문일까요. 아이도 어른도 노래뿐 아니라 어느 자리에서건 영어를 써야 그럴듯하다고 느끼기 때문일까요. 귀가 아프고 눈이 시립니다. 4346.11.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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