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7. 2013.10.29.
마을 어귀에 있는 군내버스 타는 곳 옆에 선 느티나무에 노란 물 마알갛다. 고운 빛이 감도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바라보다가, “얘들아, 여기 느티나무 노란 물 들었어.” 하고 알려준다. “그래?” 하며 나무한테 다가선 큰아이가 제 키높이에 있는 나뭇가지를 잡아당긴다. “벼리야, 그 아이는 꽃이 아니라 가지야. 가지를 잡아뜯으려 하면 아프지. 예쁘다고 쓰다듬어 줘야지.” 은행나무보다 먼저, 다른 어느 나무보다도 일찍, 노랗게 노랗게 물드는 느티나무는 날마다 노란 물 새삼스럽게 달라진다. 가을을 알리면서 가을빛 즐기도록 이야기하는 느티나무로구나 하고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