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우는’ 책읽기

 


  아이와 같이 놀거나 얘기하면, ‘신문’도 ‘텔레비전’도 얼마나 부질없는지 차츰차츰 느낄 수 있으리라. 아이들은 신문에 나온 이야기에 눈길을 두지 않는다. 아니, 아이들은 신문을 읽지 않는다. 아이들은 텔레비전 새소식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 아니, 아이들은 텔레비전 새소식을 보지 않는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희한테 일어나는 이야기에 눈길을 두고 마음을 쓴다. 아이들은 저희 일과 저희 어버이 일과 저희 동무와 이웃 일에 마음을 쓴다. 아이들은 저희 식구들 살아가는 마을 일에 눈길을 둔다.


  첫째 아이를 돌볼 적에 첫째 아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곤 했다. 둘째 아이를 돌보면서 둘째 아이 말을 거의 모두 알아듣는다. 입으로 웅얼거리는 소리뿐 아니라 얼굴짓으로 드러나는 말 모두 알아듣는다. 셋째 아이를 낳는다면 아이들이 읊는 모든 소리와 몸짓과 마음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아이들과 살아가며 읽을 책이란 바로 ‘나 스스로 사랑할 삶’인 줄 깨닫는다. 나 스스로 사랑할 삶이 무엇인 줄 깨달을 적에 내 삶부터 아름답게 일구는 길 걸어갈 수 있고, 이 즐거운 길에 동무로 삼을 살뜰한 책을 하나둘 맑게 만나는구나 싶다.


  아이를 낳아 함께 살아간다고 모두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 스스로 어른이 되려고 마음을 품으면 아이를 낳지 않고 짝짓기를 하지 않아도 어른이 될 수 있다. 아이를 낳아 새로운 어른이 되고자 마음을 품으면, 아이를 낳아 누리는 여러 삶을 마주하면서 새로운 어른이 될 수 있다. 언제까지나 ‘어린이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을 품으면, 서른 쉰 일흔 아흔 나이에도 어린이답게 생각하고 꿈꾸고 사랑하고 놀고 일하고 방그레 웃는 착한 삶 지을 수 있다. 4346.9.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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