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사냥
이장환 글.사진 / 삼인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62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사진을
― 독수리사냥
 이장환 사진·글
 삼인 펴냄, 2013.5.30. 25000원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사진을 찍는 길이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삶을 누리면 됩니다. 어깨너머로 구경하는 다른 사람 삶 아닌, 나 스스로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하루하루 누리는 삶이 되면, 이때에 내가 찍는 사진은 모두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사진이 됩니다.


  사진기를 쥐면 사진 한 장으로 마음이 찌르르 울리는 사진이 되고, 연필을 쥐면 글 한 줄로 마음이 찌르르 울리는 글이 돼요.


  사진을 잘 찍는 길을 바란다면, 삶을 잘 일구는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삶을 잘 일구면 사진도 잘 일구기 마련이에요. 곧, 사진을 사랑스레 북돋우고 싶을 때에는, 삶을 사랑스레 북돋울 노릇입니다. 사진 한 장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들려주고 싶다면, 삶을 이루는 하루하루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그득그득 채우면 됩니다.


.. 독수리사냥꾼은 어려서부터 사냥꾼이 되는 교육을 받는다. 달리 교육의 장이나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몸으로 익혀 나간다 …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이곳 아이들은 어지간하면 말 부리는 솜씨가 좋다. 안장도 고삐도 없이 말갈기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들판을 짓쳐 달리기도 한다. 그 자연스러운 모습이 그림처럼 멋지다 ..  (31, 131쪽)

 


  언제나 바로 이곳에서 삶이 이루어집니다. 삶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언제나 그때그때 사진이 태어납니다. 사진이 태어나는 곳에서 누리는 삶은 언제나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지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사진이라는 옷을 입으면서 새롭게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애써 먼길을 나설 까닭이 없습니다. 또한, 사진을 찍고 싶기에 먼길을 마다 하지 않습니다. 굳이 먼길을 나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아요. 그리고, 즐겁게 먼길 나들이를 다니면서 마음속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하나둘 갈무리합니다.


  햇볕은 바로 오늘 이곳에서 내리쬡니다. 가만히 서거나 앉아도 등줄기를 타고 땀방울 주르르 흐르는 햇볕은 바로 오늘 이곳에서 내리쬡니다. 오들오들 추운 한겨울 따사로이 보듬는 겨울햇살 또한 바로 오늘 이곳에서 내리쬡니다.


  들판을 울리는 풀벌레 노랫소리나 개구리 노랫소리는 바로 이곳에서 듣습니다. 먹이를 찾는 멧새 노랫소리도 바로 이곳에서 듣습니다. 자전거를 달려 이웃마을 돌아다니는 하루도 바로 이곳에서 누립니다. 조잘조잘 떠들며 노는 아이들 귀여운 모습도 바로 이곳에서 바라봅니다.


  모두 이곳에 있고, 언제나 오늘 맞이합니다. 가을에 누렇게 익은 들판을 사진으로 담자면 한가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한가을 맞이해서 사진을 찍는 그때 또한 ‘한가을 누렇게 벼가 익은 바로 오늘 이곳’이 됩니다.


  사진을 찍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로, 늘 바로 이곳을 떠올리게 이끌고, 언제나 바로 오늘을 되새기게 이끄는 대목이 남다르다고 느낍니다. 어제를 찍지 못하고 모레를 찍지 못해요. 아침에는 낮을 못 찍고, 낮에는 아침을 못 찍어요.


  이와 달리, 글을 쓸 적에는 밤에도 아침이나 낮을 떠올리면서 글을 쓸 수 있어요. 그림을 그릴 때에는 어제 만난 사마귀를 가만히 떠올리며 그릴 수 있어요. 그제 마주친 나비를 사진으로 찍고 나서 오늘 그림으로 옮겨 그릴 수 있어요.


.. 봄과 여름에는 먹고 자고 쉬는 일뿐이다. 숲이 활기를 띠는 여름은 독수리사냥꾼에겐 가장 한가로운 계절이다. 사냥꾼이 바쁜 계절은 겨울이 시작될 무렵이다. 무더운 밤이 이어지는 여름 내내 독수리를 잘 먹이고 충분히 쉬게 하여 체력과 몸집을 키우는 것밖에 달리 할 일이 없다 … 어느 사냥꾼이도 독수리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독수리는 언제나 몇 살, 몇 년 된, 누구의 독수리일 뿐이다 ..  (49, 61쪽)

 

 


  사진을 찍습니다. 나 스스로 찍고 싶은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안 찍는 동안에는 내 삶이 조용히 흐릅니다. 언제나 오늘이요 늘 바로 이곳에서 누리는 내 삶이 가만히 흐릅니다. 나는 내 삶 가운데 어느 한 대목을 즐겁게 잡아채면서 사진 한 장으로 옮깁니다. 사진 한 장은 내 삶 모두를 말하지 않고, 사진 한 장으로 내 삶 모두를 밝히지 않습니다만, 작은 조각 하나를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을 발판으로 내 삶을 두루 돌아봅니다. 작은 토막 같은 사진 한 장을 바탕으로 삼아 내가 지나온 삶과 걸어가는 삶과 맞이할 삶을 흐뭇하게 돌아봅니다.


  사진을 읽습니다. 나 스스로 읽고 싶은 사진을 읽습니다. 내가 찍은 사진을 내가 읽습니다. 내 이웃이나 동무가 찍은 사진을 읽습니다. 낯선 누군가 낯선 곳에서 찍은 사진을 읽습니다. 어느 사진이든 나 스스로 바라면서 읽는 사진입니다. 내 나름대로 새삼스러운 이야기 한 자락 길어올리고 싶어 읽는 사진입니다.


  어느 모로 보면, 나로서는 사진을 안 찍어도 됩니다. 내 마음속에 또렷하게 아로새긴 이야기들인 터라, 굳이 사진으로 옮기지 않아도 돼요. 다만, 사진으로 찍은 이야기 한 자락을 이웃이나 동무한테 보여주면서, 내 가슴속에서 뭉클뭉클 샘솟는 사랑과 꿈을 넌지시 나눕니다. 내 기쁨을 나누고, 내 슬픔을 나눠요. 내 웃음을 나누고 내 눈물을 나누지요.


  사진 하나 있어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빛을 나눕니다. 삶을 밝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을 밝히는 빛을 나눕니다. 이야기는 삶을 밝히고, 빛은 사랑을 밝힙니다. 밥을 짓고 빨래를 하며 아이들과 복닥이는 하루는 새삼스러운 이야기 되어 삶을 북돋웁니다. 따사로이 바라보는 눈길과 너그러이 붙잡는 손길과 아름다이 얼싸안는 마음길은 한결같이 밝은 빛이 되어 사랑으로 스며듭니다.


.. 가짜 사냥꾼은 때로 그 독수리를 팔기도 한다. 독수리를 가족처럼 여기는 전통적인 독수리사냥꾼으로서는 용납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진짜 사냥꾼은 크고 힘이 좋은 암컷 독수리만 잡아서 사용하지만, 가짜 사냥꾼은 사냥할 일이 없으니 수컷 독수리도 잡아 기른다 ..  (159쪽)

 


  몽골 서쪽 끝 바양울기 아이막이라는 곳에서 여러 해에 걸쳐 꾸준히 마주한 ‘독수리사냥’을 사진과 글로 영글어 《독수리사냥》(삼인,2013)을 선보인 이장환 님은 어떤 이야기와 빛을 이녁 마음속에 건사했을까요. 독수리사냥은 이장환 님 삶을 어떻게 북돋우면서 어떤 이야기를 빚고, 어떤 사랑이 자라도록 이끄는 한편 어떤 빛으로 아롱아롱 드리웠을까요.


  오늘날 몽골에서 독수리사냥은 예전과 다르다고 합니다. 관광객한테 보여주는 독수리사냥과 잔치마당이 있지만, 몽골사람 스스로 이녁 삶을 이끌거나 꾸리려고 독수리사냥을 누리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독수리사냥꾼이 하나둘 줄고, 독수리가 사냥할 만한 멧짐승이 크게 줄어들며, 독수리사냥만으로는 살림을 버티기 벅차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독수리사냥이 스러지는 오늘날 흐름에서 《독수리사냥》이라는 사진책은 어떤 이야기가 될까요. 거의 자취만 남는구나 싶은 독수리사냥이란 사진책 《독수리사냥》 한 권으로 어떤 빛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 이곳은 제대로 된 꽃나무 한 그루 없지만 ‘비밀의 화원’ 같다. 바위마다 가득 새겨진 암각화가 들꽃처럼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아주 오랜 옛날의 어느 시기의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족을 키우던 시기였는지 소를 몰고 부리는 사람의 모습이 선명하다. 무리를 지어 있는 사람은 화려하고 커다란 뿔을 자랑한다. 암각화는 오랜 풍상에 쓸리고 깎여 닳아 있다 ..  (165쪽)

 


  사진책 《독수리사냥》에 실린 ‘몽골 암각화’ 모습을 바라봅니다. 이장환 님은 ‘독수리사냥’만 사진으로 찍지 않습니다. ‘독수리사냥’을 하는 몽골사람(또는 카자흐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을 찬찬히 돌아다니면서 함께 밥을 먹기도 하고, 같이 잠을 자기도 합니다. ‘독수리사냥’을 하는 그 겨레가 바라보는 하늘을 함께 바라보고, 그 겨레가 밟는 땅을 같이 디딥니다.


  사진책 《독수리사냥》은 기록일까요? 다큐일까요? 작품일까요? 글쎄, 나는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아니라고 느껴요. 그예 《독수리사냥》은 이야기 한 자락이고, 빛 한 줄기가 되리라 느껴요.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 하나이고, ‘이웃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며 즐기려는 또 한 사람’ 이야기라고 느껴요. 사람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빛 하나요, ‘내 동무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빛’을 곁에서 나란히 마주하는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또 다른 빛 하나라고 느껴요.


.. 분주하게 움직이던 눈동자가 한곳에 고정된다. 무언가 포착한 모양이다. 이윽고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다. (야생) 독수리가 날개를 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토록 힘찬 날갯짓이라니 ..  (183쪽)

 

 


  곰곰이 생각합니다. ‘몽골 암각화’는 몽골이라는 나라에서 문화재 대접을 받을까요? 이장환 님은 얼핏 ‘몽골 암각화’를 만나서 사진으로 담았는데, 이장환 님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 눈길을 못 받은 채 조용히 묻힌 ‘몽골 암각화’는 훨씬 더 많지 않을까요?


  몽골사람은 이녁 스스로 ‘독수리사냥’을 책이나 종이에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 몽골사람 스스로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지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더러, 사진이나 글이나 그림으로 남기려는 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외국 방송사나 관광객이나 기자나 작가처럼 ‘독수리사냥’을 낱낱이 담아서 영화로도 만들고 방송으로도 만들며 사진과 사진책으로도 만들려 하는 몽골사람은 아주 드물지 싶어요.


  그런데, 몽골에서는 ‘독수리사냥’이 오랜 나날 고이 이어졌어요. 앞으로는 가뭇없이 사라질 수 있으나 먼먼 옛날부터 오늘까지 ‘독수리사냥’은 입에서 입으로, 눈에서 눈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차곡차곡 이어졌어요.


  하나하나 따지면, 글을 쓰는 솜씨는 책이나 강의나 학문으로 물려주지 못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솜씨라든지 사진을 찍는 솜씨도 책이나 강의나 학문으로 물려주지 못해요. 언제나 스스로 하고픈 마음이 우러나야 온몸으로 배우고 온마음으로 받아들여요. 독수리사냥을 책이나 강의나 학문으로 물려줄 수 있을까요? 독수리사냥을 책이나 강의나 학문으로 되살릴 수 있을까요? 사냥법이나 독수리 길들이는 법은 이럭저럭 되살려 볼 수 있다지만, 숲과 멧골은 어떡할까요? 사람들이 망가뜨린 숲과 멧골은 어떡하지요? 유전자를 건드려서 토끼와 곰과 여우와 늑대를 되살리거나 늘려서 숲과 멧골에 풀어놓으면 되나요? 독수리사냥꾼을 정부에서 돈을 대어 일꾼을 뽑아 사냥만 하라며 일을 시키면 되나요?


.. 그동안 그를 취재해 간 많은 나라와 방송사를 손으로 꼽는 동안 입가에서 뿌듯한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갑자기 그가 비밀스런 눈빛을 띄더니 몇몇 촬영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연출된 것들이었다고 나지막하게 소곤거린다 … 다시 낡은 앨범을 펼치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눈빛과 표정에서 독수리사냥꾼으로서의 한창 때의 모습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같이 사냥을 한다는 동네 아저씨가 독수리 한 마리를 손에 얹은 채 달려온다.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사냥에 쓰이는 각종 장신구와 장비들을 착용하고 옷매무새를 고친다. 말에 올라 동네 아저씨가 가지고 온 독수리를 자신의 한쪽 팔 위에 얹는다. 그러고는 카메라를 향해 자부심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  (201, 209쪽)

 


  사진은 이야기를 찍고, 사진을 들여다보며 새롭게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사진은 삶을 찍고, 사진을 바라보며 새롭게 삶을 되새깁니다. 다만, 사진이 삶을 짓지는 않습니다. 삶을 지으려면 스스로 삶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누려야 합니다. 사진을 찍자면 어떤 삶으로 나아가고 싶은가를 찬찬히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마음을 다스린다면 언제나 바로 오늘 이곳에서 숱한 이야기 길어올리는 사진을 찍습니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여기 아닌 저기에 가든, 가까운 데 아닌 먼 데까지 찾아가든, 사진 한 장 얻지 못합니다.


  마음을 다스릴 때에 삶이 삶답게 빛납니다. 마음을 다스릴 적에 사진을 사진답게 일굽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 삶을 빛내는 길이요, 삶을 빛내는 길에서 사진을 환하고 맑으며 푸르게 일굽니다.


  이장환 님은 사진책 《독수리사냥》 끝자락에서 “젊은이들은 고행을 벗어나기를 꿈꾼다. 집에서, 마을에서, 이 삭막한 산과 초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219쪽).”고 말합니다. 그렇지요. 몽골뿐 아니라 한국도 그런걸요. 한국에서 시골에 조용히 남아 시골살이 하겠다고 다짐하는 젊은이는 아주 드물어요. 열다섯 살부터 농사일 배우겠다 하거나, 열네 살부터 바닷일 물려받겠다 하는 푸름이나 젊은이는 찾아보기 어렵지요. 몽골에서 젊은 독수리사냥꾼 새로 만나기 어려운 만큼, 한국에서 젊은 농사꾼이나 고기잡이 새로 만나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곧, 앞으로 몽골에서 독수리사냥 이야기 깃든 사진을 알뜰살뜰 엮기 어려울 테며, 한국에서 흙과 들과 숲과 바다를 사랑하는 이야기 서린 사진을 알뜰살뜰 엮기 어렵다는 소리입니다.


  조금만 둘러보아도 알 만해요. 서울 종로나 삼청동이나 북촌 같은 데, 또 일본 이곳저곳이나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티벳이나 네팔이나, 또 유럽 이곳저곳이나 미국과 캐나다라든지, 중남미와 아프리카 골골샅샅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 많고, 이런저런 여행사진책 꾸준히 나와요. 그러나, 한국땅 시골마을에서 흙 만지는 여느 사람 이야기는 여행사진책으로도 여행글책으로도 삶사진책으로도 삶글책으로도 좀처럼 안 태어나요. 모두들 시골을 떠나 도시로만 가고,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는 시골살이를 처음부터 마음에 두지 않아요. 해녀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더러 있지만, 흙 만지는 흙일꾼 사진을 찍는 사람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스쳐 지나가듯 구경하는 사진이 아닌, 스스로 흙을 함께 만지며 흙빛을 사진빛으로 아로새기는 한국사람은 어디에 몇이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더 돌아본다면, 책 좋아하는 이들 가운데 책빛을 삶빛으로 아로새겨서 사랑빛으로 거듭나도록 북돋우는 사진빛을 나누는 한국사람은 어디에 얼마나 있을까요.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사진을 찍자면, 삶을 즐기면서 사랑하면 됩니다.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사진을 읽자면, 삶을 노래하면서 춤추면 됩니다.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사진으로 나아가는 길을 걷자면, 하늘과 바람과 해와 흙과 비가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면 돼요. 마음속으로 깊이 울리는 사진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활짝 웃고 싶다면, 아이들 손을 잡고 들길과 숲길을 천천히 거닐어요. 풀을 뜯어서 먹고, 씨앗 한 톨을 심어요. 살가운 동무와 어깨를 겯고 나무그늘에서 이야기꽃을 피워요. 4346.8.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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