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자전거 아이 (2013.7.27.)
종이를 조그맣게 자른다. 작은아이가 ‘동그라미’를 아직 못 그리는구나 싶어, 동그라미 놀이를 하다가 ‘동’이라는 글씨도 하나 적어 본다. 음, 동그라미로구나. 동그라미를 빛깔 입혀 한참 그리다가 자전거가 떠오른다. 아이들과 늘 타고 움직이니까. 자전거에 앞서 아이를 먼저 그렸으면 자전거 타는 아이 그림이 되었을 테지만, 자전거를 먼저 그렸으니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래, ‘자전거 아이’를 안장에 세운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훨훨 날듯 달리는 아이가 된다. 꽃밭을 날아가고 바닷물을 가로지르며 하늘과 숲을 넘나드는 ‘자전거 아이’. 이 그림은 우리 집 부엌 벽에 붙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