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6. 2013.7.3.

 


  그림을 들여다본다. 세 살 아이한테 아직 글씨도 그림 가운데 하나로 보일 수 있다. 어버이가 글을 굳이 가르치지 않으면 여섯 살이나 아홉 살까지도 글씨이건 그림이건 모두 똑같은 무늬로 여길 수 있다. 아니, 어른한테도 글이나 그림은 모두 같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저마다 삶을 이야기하는 무늬이니까. 콩알을 담은 그림도, 콩알을 ‘콩’이라 적은 글도, 저마다 삶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이 삶을 어떤 이야기로 풀어내어 저희 앞에 내놓는가를 가만히 살핀다. 예쁜 그림과 글을 마주하면서 예쁜 넋과 얼이 된다. 딱딱한 지식과 메마른 정보를 만나면서 딱딱한 넋과 메마른 얼이 된다. 일본에서는 교과서가 참 재미없는 책이라고 말하고, 일본사람은 지구별에 있는 책 가운데 ‘일본 교과서’가 가장 재미없을 책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일본 교과서’는 웬만한 ‘한국 그림책이나 글책’보다 훨씬 예쁘고 재미나게 엮는다. 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배워야 하는 교과서는 아리따운 그림책만큼 환하게 빛나지 못할까. 왜 수험서나 대학교재는 딱딱한 지식이랑 메마른 정보를 일본 한자말과 일본 말투와 번역 말투와 서양말로 엮어서 만들어야만 할까. 가장 아름다운 빛과 그림을 담고 가장 맑은 이야기와 글을 넣는 교과서를 언제쯤 누가 엮어서 아이들 앞에 내놓을 수 있을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후애(厚愛) 2013-07-07 20:13   좋아요 0 | URL
아유..너무 귀여워요 뽀뽀...
아기 발가락도 너무 귀엽고요.^^
만져보고 싶네요.

숲노래 2013-07-07 22:01   좋아요 0 | URL
아이들 발가락이며 손가락이며
참말 어느 한 곳도 안 귀여운 데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