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너무 무거우면 머리가 멈추는구나 싶다. 생각이 흐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쉬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아이들 모두 재우고 나서 1분이든 10분이든 조금이나마 홀가분하게 글을 쓰고픈 생각이 뒤따른다. 그러나, 아이들이 곯아떨어지는 날에는 아버지인 나도 몹시 힘겹게 지낸 날인 터라, 아이들을 새근새근 재웠어도 홀가분하게 내 일을 하지 못하더라. 그러니, 내가 할 일은 오직 하나, 아이들 사이에서 새근새근 잠드는 것 하나 있다. 무거운 다리를 쉬고, 딱딱하게 굳은 무릎을 풀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나는 나대로 얼마나 고단한 하루였을까. 큰아이가 읍내에서 아버지더러 “우리 언제 집에 가요?” 하고 먼저 물었으니, 얼마나 힘들다는 뜻인가. 아버지는 “아버지야말로 빨리 가고 싶지만, 아버지는 너희를 먹여야 하니까 먹을거리도 장만해서 가방에 짊어지고 가야 한단다. 너희는 가방을 등에도 손에도 어깨에도 안 메지만, 아버지는 등에도 손에도 어깨에도 가방을 잔뜩 짊어지고 이렇게 읍내 저자마실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단다.” 하는 말을 차마 들려주지는 못하고, “응, 이제 곧 집에 가. 조금만 더 참아.” 하고 말한다. 따지고 보면, 이 말마따나, 아버지 스스로 참는다. 힘든 몸이지만 참는다. 힘든 몸이기에 한 번 더 빙그레 웃으면서 아이들과 복닥거리려 한다. 택시를 불러서 타도 되지만, 군내버스를 기다린다. 버스에서 아이들과 논다. 마을 어귀에서 집까지 다시 기운내어 걷는다. 집으로 돌아와 물을 뎁혀 아이들 씻기고 빨래를 한다. 이러고 나서 아이들 밥을 먹이고, 조금 놀린 뒤 재운다. 참말, 아버지도 느긋하게 눕고 싶구나. 이제 누울게. 너희들 곁에서 너희들 머리카락 쓸어넘기며 누울게. 같이 자자. 우리 함께 잠을 자자. 4346.7.7.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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