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꽃 예쁜 빛

 


  꽃을 꽃으로 바라보면 예쁘다. 사람을 사람으로 마주하면 아름답다. 아이를 아이로 바라보고, 어른은 스스로 어른다이 살아가면 저마다 곱다. 돈으로 사고파는 꽃이 아니라, 철에 맞추어 피고 지는 꽃이다. 돈을 벌거나 써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을 지어 삶을 일구는 사람이다. 학습하고 공부하며 지식쌓기 해야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꿈과 사랑을 물려받아 즐겁고 신나게 하루를 누릴 아이들이다.


  달걀꽃을 달걀꽃 그대로 바라본다. 흔히 달걀꽃이라 가리키기도 하지만, 달걀치고는 참 작다. 달걀꽃이라기보다는 메추라기알꽃쯤 되어야지 싶고, 크기만 따지자면 제비알꽃이나 참새알꽃이라고 하면 되려나.


  작은 꽃들이 한껏 무리지어 피어난다. 작은 꽃들이 셀 수 없도록 많이 한꺼번에 피어나 무리짓기에 하얀 물결이 흐르듯 바람에 살랑거리며 꽃내음 풍긴다. 꽃내음은 우리 집안을 감돌다가 마을을 감싼다. 꽃내음은 우리 집을 비롯해 마을을 떠돌다가 이웃 마을로 스미고, 온누리 골골샅샅 천천히 퍼진다.


  사람들 살아가는 살림집마다 냄새가 피어난다. 저마다 다른 냄새를 피워서 이웃한테 퍼뜨린다. 우리는 어떤 냄새를 피워서 이웃한테 퍼뜨릴까. 꽃내음을 퍼뜨리는가, 자동차 배기가스를 퍼뜨리는가, 에어컨 뜨거운 바람을 퍼뜨리는가. 이 여름에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빛이 되어 하루를 짓는가. 4346.7.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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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04 09:11   좋아요 0 | URL
아...달걀꽃, 이름이 신기하고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정말 그렇군요~ ㅎㅎ
달걀부침꽃, 또는 메추리알부침꽃...아고..너무 그런가요~^^ ㅋ

숲노래 2013-07-04 09:26   좋아요 0 | URL
뭐, 그냥 그렇게 예쁜 이름 불러 주어야지요~ ^^

Grace 2013-07-05 20:24   좋아요 0 | URL
꽃이 맘에 들어 퍼가요~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