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노래하는 마음
시골에서 숲을 바라본다. 도시에서 나무를 바라본다. 숲을 바라보고 숲빛 살피며 숲내음 마시면서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노랫가락 하나 헤아린다. 나무를 바라보고 나무빛 살피며 나무내음 마시면서 마음속으로 감겨드는 노랫자락 하나 돌아본다.
숲을 보는 사람은 숲을 노래한다. 숲을 안 보는 사람은 숲 아닌 다른 것을 노래한다. 숲을 마주하는 사람은 숲을 이야기한다. 숲하고 동떨어진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숲결 느낄 수 없는 삶을 이야기한다.
삶이 고스란히 시로 태어난다. 삶터가 하나하나 시를 짓는다. 삶마디가 새록새록 싯마디 되어 물결처럼 흐른다.
숲속에서도 꿈을 노래하지만, 시멘트 층집에서도 꿈을 노래한다. 숲속에서도 사랑을 속삭이지만, 아스팔트 찻길에서도 사랑을 속삭인다. 꿈은 어디에서나 꿈이요, 사랑은 언제나 사랑이다. 삶을 노래하기에 시를 노래할 수 있고, 삶을 누리기에 시를 누릴 수 있다. 숲마을 고흥을 떠나 여러 날 일산과 서울 언저리를 거치는 동안, 도시에서 새잎 내놓는 나무를 바라보다가, 오늘날 도시에서 살아가며 시를 쓰는 분들 문학이 내 숨결로 젖어들지 못하는 까닭을 생각한다. 4346.5.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