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37 : 헐뜯고 비난


모든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어머니의 죽음에 책임을 느꼈으며,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고자 서로를 헐뜯고 비난했다
《바바라 아몬드/김진,김윤창 옮김-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간장,2013) 157쪽

 

  “무의식적(無意識的)으로”는 “저도 모르게”나 “알게 모르게”나 “저절로”나 “하나둘”이나 “문득”이나 “시나브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에”는 “어머니 죽음에”나 “어머니가 죽은 일에”나 “죽은 어머니한테”로 손질합니다. “책임(責任)을 느꼈으며”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짐을 느꼈으며”라든지 “저마다 잘못했다고 느꼈으며”로 다듬어도 됩니다. 바로 이어지는 글월에 ‘죄책감(罪責感)’이라는 낱말이 나와요. 그러니 앞뒷말 이으면서, “죽은 어머니한테 저마다 잘못했다고 느꼈으며, 그 잘못에서”처럼 다듬으면 한결 잘 어울립니다.


  한자말 뜻을 살피면, ‘죄책감(罪責感)’은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는 마음”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이 보기글에서는 ‘잘못’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비난(非難)’은 “(1)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 (2) [북한어] 터무니없이 사실과 전혀 맞지 않게 헐뜯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곧, 한자말로는 ‘비난하다’요, 한국말로는 ‘헐뜯다’입니다.

 

 서로를 헐뜯고 비난했다
→ 서로를 헐뜯었다
→ 서로를 헐뜯고 해코지했다
→ 서로를 헐뜯고 손가락질했다
→ 서로를 헐뜯고 괴롭혔다
 …

 

  같은 낱말을 잇달아 적기보다는 ‘해코지했다’나 ‘손가락질했다’나 ‘괴롭혔다’ 같은 낱말을 뒤에 적을 때에 뜻이나 느낌이 살아납니다. 단출하게 적자면 “서로를 헐뜯었다”라고만 적으면 되고요. “서로를 헐뜯고 다투었다”라든지 “서로를 헐뜯고 미워했다”처럼 적어도 뜻이나 느낌을 살릴 수 있어요. 4346.5.6.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모든 아이들이 죽은 어머니한테 시나브로 저마다 잘못했다고 느꼈으며, 그 잘못에서 벗어나고자 서로를 헐뜯고 괴롭혔다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