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읍 제비집
고흥군에서는 고흥읍 한복판에서조차 제비집 만날 수 있고, 고흥읍 어디에서라도 제비춤 구경할 수 있다. 고흥과 이웃한 장흥이나 보성에서도 읍내에서 제비를 만날 만할까. 순천이나 여수에도 제비가 깃들는지 모른다만, 잘 모르겠다. 완도나 진도쯤 되면 제비집 살가이 있으리라 느끼는데, 강진이나 무안이나 해남에도 틀림없이 제비집 있을 테지.
시골마을마다 제비를 아끼려는 마음으로 농약 안 쓰기를 다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고 꿈꾼다. 아이들한테 제비 한 마리는 더없이 반가운 벗이 된다. 어른들한테도 제비 한 마리는 더할 나위 없이 살가운 동무가 된다. 시골에는 거미, 잠자리, 벌, 나비, 제비, 박새 나란히 있어야 즐겁다. 시골에는 개구리, 미꾸라지, 개똥벌레, 다슬기, 농게, 소금쟁이, 물방개 어깨동무할 수 있어야 즐겁다. 쑥도 미나리도 모시도 함께 크고, 민들레도 유채도 정구지도 같이 자라야 즐겁다.
제비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사람들도 뿌리내리기에 안 좋다는 뜻이라고 여긴다. 북유럽 사람들은 황새가 찾아오지 않으면 사람들도 그 마을에서는 살 만하지 않다고 여긴다는데, 한겨레한테는 제비가 찾아오지 않을 때에 그 마을이 살 만하지 못하다고 여겨야 하지 않겠느냐 싶다. 온 나라 곳곳, 서울과 부산에까지 제비가 다시 찾아들어, 어느 고을에서도 사람들 모두 즐겁게 살아갈 보금자리 일굴 수 있기를 빈다. 4346.4.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