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71) 특단의 1 : 특단의 조치

 

영배가 너무 속을 썩입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세요 … 아이고 판사님 안 돼요. 전 그냥 따끔하게 혼 좀 내 달라고 데리고 온 거예요
《천종호-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우리학교,2013) 305, 306쪽

 

  “조치(措置)를 취(取)해 주세요”는 “조치를 해 주세요”나 “혼뜨검을 내 주세요”나 “타일러 주세요”나 “꾸짖어 주세요”로 손봅니다. “데리고 온 거예요”는 “데리고 왔어요”로 손질합니다.


  한자말 ‘특단(特段)’ 뜻풀이를 살피면, “(‘특단의’ 꼴로 쓰여) = 특별(特別)”이라 나옵니다. 다시 ‘특별(特別)’ 뜻풀이를 살피면,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이라 나와요. 그러니까, 한자말 ‘특단’이든 ‘특별’이든 “남과 다름”을 뜻하는 셈이요, 한국말로는 “다르다”나 “남다르다”로 적바림하면 돼요.


  국어사전을 살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다”를 비롯해서 “이번 사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나 “다름이 아니라 너의 조모님 유택을 모신 자랏골에 심히 어려운 일이 있다 하여 붓을 들었으니 잘 들어 보고 특단의 배려 있기 원하노라”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란 “남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일 테지요. 그나저나, 셋째 보기글에 나오는 “다름이 아니라”는 잘못 쓰는 말투예요. 올바르지 않아요. “다름이 아니라”나 “다름 아닌”은 알맞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그러니까 말이다”라든지 “다른 일이 아니라”라든지 “이번에 말이다”처럼 다듬어야지요. “특단의 배려 있기 원하노라”는 “잘 살펴 주기 바라노라”나 “깊이 헤아려 주기 바라노라”로 다듬습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세요
→ 남달리 조치를 해 주세요
→ 톡톡히 꾸짖어 주세요
→ 단단히 타일러 주세요
→ 따끔히 혼뜨검 내 주세요
 …

 

  이 자리에서는 앞쪽에서 “특단의 조치”라 말하다가, 곧바로 “따끔하게 혼 좀 내 달라고”라 말합니다. 곧, 앞말과 뒷말은 같아요. 처음부터 “따끔하게”라 말했으면 넉넉했고, “톡톡히”라든지 “단단히” 같은 낱말을 넣을 수 있어요. “모질게”나 “크게”나 “속시원히” 같은 낱말을 넣어도 돼요. 4346.4.1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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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배가 너무 속을 썩입니다. 아주 따끔히 꾸짖어 주세요 … 아이고 판사님 안 돼요. 전 그냥 따끔하게 꾸짖어 달라고 데리고 왔어요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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