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60) -의 : 빛의 향연

 

특히 도심의 뒷골목은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빛의 향연’이다
《진동선-사진가의 여행법》(북스코프,2008) 109쪽

 

  ‘특(特)히’는 ‘더욱이’나 ‘게다가’로 다듬습니다. “도심(都心)의 뒷골목”은 “도심 뒷골목”이나 “도시 한복판에 있는 뒷골목”이나 “도시 한복판 뒷골목”으로 손볼 수 있고, ‘공존(共存)하는’은 ‘어우러지는’이나 ‘얼크러지는’이나 ‘함께 있는’으로 손보며, ‘향연(饗宴)’은 ‘잔치’로 손봅니다.


  글쓴이는 여러 한자말을 쓰는데, 이 같은 낱말은 스스로 쓰고프면 쓸 만하지만, 곰곰이 따지면 굳이 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한국말이 버젓이 있을 뿐 아니라, 오래도록 한겨레가 주고받던 가장 쉽고 수수하며 고운 말이 어엿하게 있어요. 글을 쓰는 분이라면 무엇보다 이 대목을 생각할 수 있어야지 싶어요.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스스로 어떤 넋으로 이야기꽃 피우며, 스스로 어떤 꿈과 사랑을 말로 담느냐 하는 대목을 생각해야지 싶습니다.

 

 빛의 향연
→ 빛으로 이루는 잔치
→ 빛으로 벌이는 잔치마당
→ 빛으로 얼크러진 잔치터
→ 빛잔치
→ 빛놀이
 …

 

  함께 있기에 ‘함께 있기’입니다. ‘공존’이 아닙니다. 이 대목도 생각을 기울이면 ‘함께있기’나 ‘함께있다’를 새 한국말로 빚을 만합니다. 이와 같은 얼거리로 ‘함께쓰다’라든지 ‘함께살다’라든지 ‘함께찾다’라든지 ‘함께보다’ 같은 낱말을 빚을 수 있어요.


  잔치를 벌이기에 ‘잔치’입니다. 예순잔치나 일흔잔치를 합니다. 백날잔치나 돌잔치를 합니다. 혼인잔치나 이웃잔치, 또 마을잔치나 나라잔치를 해요. 사진을 즐기는 이는 사진잔치를 하고, 그림을 즐기는 이는 그림잔치를 합니다. 글을 쓴다면 글잔치이고, 노래를 부른다면 노래잔치가 될 테지요.


  빛으로 이루는 잔치라면 ‘빛잔치’입니다. 빛잔치는 ‘빛마당’이나 ‘빛놀이’라 할 만하고, ‘빛그림마당’이라든지 ‘빛놀이판’처럼 새롭게 생각을 이을 수 있습니다. ‘빛놀이터’라든지 ‘빛잔치놀이’처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4346.1.2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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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도심 뒷골목은 밝음과 어둠이 어우러지는 ‘빛잔치’이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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