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아이들을 떼놓고 시골집을 나서면 마음이 싸하다. 언제나 이 아이들과 복닥복닥 살아가다가, 하루라도, 한 시간이라도, 똑 떨어진 채 지내면 가슴이 참으로 휑하고 빈다. 곰곰이 돌아보면, 어린이집이나 학교가 아이들한테 노예 되는 교육을 억지로 심기에 안 보낸다기보다, 이 아이들하고 조금이라도 떨어진 채 지내고 싶지 않아, 어떠한 시설에도 보낼 뜻이 없구나 싶기도 하다. 나는 어버이로서 아이들한테 사랑을 물려주고, 나 스스로 사랑을 북돋우며, 내 온 꿈과 슬기를 빛내고 싶기에, 늘 아이들하고 복닥이면서 어디이든 함께 움직이고 싶은지 모른다.


  그래서, 나 스스로 어디를 찾아간다 할 적에 아무 데나 가고 싶지 않다. 예전부터 그러기도 했는데, 참말 아이들하고 함께 다닐 만한 데가 아니라면 나 스스로 가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이른바, 맹자 어머니는 맹자를 슬기롭게 가르칠 만한 보금자리를 살폈다고 하는데, 맹자 어머니로서도 스스로 아름답고 슬기롭게 살아가고 싶은 마을과 삶자리를 찾아 오래도록 곳곳을 돌아보았구나 싶다.


  아이가 밝고 즐겁게 뛰놀 만한 곳은, 어른이 밝고 즐겁게 일할 만한 곳이다. 아이는 신나게 놀고, 어른은 신나게 일한다. 신나게 일하는 어른은 신나게 노는 사람으로 지낸다. 신나게 노는 아이는 신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자란다.


  아이들아, 너희 아버지가 혼자 먼 마실을 나와야 했지만, 아버지인 나 스스로 씩씩하게 볼일 마치고 시골집으로 돌아갈게. 너희와 너희 어머니 모두 시골집에서 예쁘게 지내렴. 인천에 있는 생협에서든 다른 가게에서든 맛난 먹을거리 싸들고 들어가마. 시골집으로 돌아가면 언제나처럼 아버지가 맛난 밥 차려 주마. 4345.12.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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