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서 자장노래
작은아이 말이 늦는 까닭은 여러 가지라 할 텐데, 아버지가 작은아이 ‘응응’ 옹알 소리를 참 잘 알아듣기 때문일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작은아이가 ‘응응’ 하기만 해도 배가 고픈지 쉬가 마려운지 응가가 마려운지 양말을 벗고 싶은지 안아 달라 하는지 척척 알아챈다. 졸음을 참으며 놀다가 이제 더 못 참으니까 재워 달라고 할 적에도 이내 알아채고는 품에 살포시 안아 자장노래를 부른다. 이불을 덮고 무릎에 누이면 어느새 눈을 사르르 감고는 코코 잠든다.
옆지기 어버이 살아가는 일산으로 마실을 온 지 여러 날 된다.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다시 마실을 나온다. 서울에서 지내는 오랜 벗님을 만난다. 아이들과 같이 잘 놀고 일산집으로 돌아간다. 택시를 불러 타고 돌아가는데 작은아이가 퍽 졸린 낌새이다. 무릎에 앉힌 채 살살 자장노래를 부른다. 작은아이는 자장노래 소리를 듣고는 살살 눈을 감을락 말락 하다가는 고개를 폭 숙인다. 깊이깊이 잠들라고 자장노래를 더 부른다.
우리가 탄 택시 옆으로 수많은 자동차가 수없이 지나간다.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 시끄럽지만 작은아이 귀에는 아버지 자장노래 소리가 스며든다고 느낀다. 곁에 앉은 큰아이 귀에도 아버지 자장노래 소리가 솔솔 스며들겠지. 4345.12.2.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