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676) 코드(code) 1

 

  언제부터인가 유행말처럼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라는 말이 퍼집니다. 대통령이 장관이나 여러 기관장을 뽑을 때에 “코드 인사”를 한다고도 말합니다. 참말 ‘코드’가 무엇이기에 여러 곳에 이 영어가 쓰여야 할까 궁금합니다.


  설마 싶어 국어사전부터 뒤적이는데, 뜻밖에 국어사전에 영어 ‘코드(code)’가 “(1) 어떤 사회나 계급, 직업 따위에서의 규약이나 관례 (2) 상사(商社)가 국제 전보에서 정하여 두고 쓰는 약호나 기호 (3) 정보를 나타내기 위한 기호 체계. 데이터 코드, 기능 코드, 오류를 검사하기 위한 검사 코드 따위가 있다”처럼 세 가지 말풀이를 달고 실립니다. 영어사전에서 다시 ‘code’를 찾아보면 “(1) 암호, 부호 (2) = dialling code (3) 프로그램 데이터 코드 (4) (사회적) 관례 (5) (조직·국가의) 법규”라고 풀이합니다.


  이래저래 따지지만, “코드가 맞는 사람”이나 “코드 인사”라고 하는 ‘코드’하고 걸맞는 말뜻은 찾기 어렵습니다. 이래저래 따지자면, “기호(嗜好)가 맞는 사람”이 “코드가 맞는 사람”일 텐데, 영어 ‘code’는 ‘記號’이지 ‘嗜好’는 아니에요.

 

 대통령과 생각이 안 맞다
 대통령과 말이 안 맞다
 대통령과 느낌이 안 맞다
 대통령과 마음이 안 맞다

 

  “뜻이 맞다”거나 “죽이 맞다”고 할 때에 비로소 ‘코드’하고 어울리는 말마디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영어를 쓰자면 올바로 쓸 일이에요. 굳이 영어 아니어도 될 말마디이니, 알맞고 바르게 한국말을 살피면 좋겠어요. (4336.7.1.불./4345.9.25.불.ㅎㄲㅅㄱ)

 

..

 


 얼결에 물든 미국말
 (667) 코드(code) 2

 

허균과 허난설헌, 우리 시대에도 계속 호출해야 하는 코드인가요
《신영복-변방을 찾아서》(돌베개,2012) 51쪽

 

 “우리 시대(時代)에도”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오늘날에도”나 “요즈음에도”로 손볼 수 있어요. ‘계속(繼續)’은 ‘꾸준히’나 ‘한결같이’로 손질하고, ‘호출(呼出)해야’는 ‘불러야’나 ‘모셔야’나 ‘생각해야’나 ‘끌어들여야’로 손질해 줍니다.

 

 계속 호출해야 하는 코드인가요
→ 꾸준히 불러야 하는 사람들인가요
→ 한결같이 생각해야 하는 이야기인가요
→ 다시 되뇌어야 하는 꼭지점인가요
 …

 

  사람을 가리키니 ‘사람’이라 하면 됩니다. 사람들과 얽힌 이야기를 살핀다면 ‘이야기’라 하면 됩니다. 어떤 사람들을 둘러싼 무언가를 밝히거나 따진다면 ‘대목’이나 ‘꼭지점’ 같은 낱말을 들면 됩니다. 말투를 바꾸어, “오늘날에도 생각해야 하는가요”라든지 “요즈음에도 이야기할 값어치가 있는가요”처럼 말할 수 있겠지요. (4345.9.2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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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과 허난설헌, 오늘날에도 꾸준히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인가요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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