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가 같이 놀 때에

 


  둘째 아이가 씩씩하게 잘 걷는다. 돌이 되도록 걸을 생각을 안 하던 둘째였기에, 이 아이가 언제쯤 걸으려나 싶었다. 하도 안 걷고 기기만 하니까, 함께 마실을 다니면서도 늘 안아야 해서 팔이 빠지도록 고단했다. 그런데, 돌을 지나니 하루가 다르게 잘 걷는다. 참 몰라보도록 잘 걸어, 언제 기기만 했느냐 싶기도 하다. 다리에 힘이 붙고 누나랑 함께 노는 재미에 빠졌을까. 마당에서 누나가 세발자전거를 타고 빙빙 도니, 둘째 아이는 누나 뒤를 좇는다. 누나 꽁무니만 좇는 모양새이다. 그러나 누나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저랑 함께 놀아 주면 이렇게 잘 걷는다.


  그러고 보니, 첫째 아이도 둘째 아이도 ‘보행기’나 ‘유모차’를 쓰지 않았다. 자전거에 붙이는 수레에 작은 바퀴를 앞에 붙여 가끔 태우기는 했지만, 으레 안고 다녔으며, 땅바닥이든 흙바닥이든 스스로 기어다니도록 했다.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천천히 제 힘을 키웠을까. 아이는 아니 결대로 하루하루 제 삶을 누릴까.


  햇살이 비치고 바람이 잔잔히 불 적에 아이들뿐 아니라 두 어버이도 마당이나 들길에서 마음껏 지낼 수 있다. 우리는 다 함께 해를 바라보며 흙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4345.7.3.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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