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보러 나가자

 


  바다를 보러 마실을 나와서 바다를 본다. 그러나 막상 바닷물에 발을 담그지는 못한다. 포구에서는 바닷물은 실컷 구경하지만, 아이들과 찰랑이는 바닷물을 발바닥으로 느끼지 못한다. 이래서 따로 모래밭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구나. 바닷가 모래밭을 맨발로 밟으며 한참 거닐다가 잘 마른 모래밭에 드러누워 햇볕을 쬐면서 한낮을 보내면 어떤 느낌일까.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바닷바람을 쐰다. 먼먼 바다는 온통 물빛이다. 이 물빛 안쪽 깊은 자리에는 숱한 목숨들이 서로 얼크러지며 살아가겠지. 뭍에서는 바람이 온갖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데, 물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이곳에서 저곳으로 어떻게 울려퍼질까. 물속 목숨들은 서로 어떤 삶을 어떤 소리로 주고받을까. (4345.5.1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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