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에서 바라보는 도서관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4.22.
네 식구 뒷산을 오른다. 뒷산에서 멧풀을 뜯어먹고 놀다가 마을 논밭 사잇길을 천천히 걸어 도서관에 들른다. 뒷산에서 도서관을 바라보니 참 예쁘다. 예전에 이곳이 초등학교였을 적에는 훨씬 예뻤겠지. 그무렵 이 시골마을 복닥거리는 아이들 노랫소리가 가득 울렸겠지. 그러나 앞으로 새롭게 아이들과 어른들 노랫소리가 알맞게 울릴 수 있으면 넉넉하리라 생각한다. 학교도, 도서관도, 집도, 공공기관도, 우체국도, 회사도, 모든모든 삶터와 집터와 일터는 이렇게 어여쁜 숲과 들과 멧자락 사이에 알맞춤하게 자리잡아야 즐거울 수 있겠다고 느낀다.
커다란 책꽂이 하나를 또 옮긴다. 세 차례째 옮기는 커다란 책꽂이는 퍽 수월하게 붙인다. 그래도 이 커다란 책꽂이 하나를 옮기자면 마치 밥 한 그릇 먹는 기운이 들어가는구나 싶다. 무게도 덩치도 대단하다. 속 빈 나뭇조각 아닌 통나무를 잘라서 마련한 책꽂이는 무게도 덩치도 대단한데, 이만 한 책꽂이가 되어야 백 해이든 이백 해이든 고이 이어갈 테지.
오늘 만화책 자리는 얼추 새로 갈무리했다. 다른 자리도 찬찬히 갈무리하자면, 앞으로 몇 달쯤 더 있어야 할까. 차근차근 갈무리하자. 한두 해 살아갈 마을이 아니니, 오래오래 지내기 좋도록 천천히 사랑하고 아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