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들꽃 책읽기

 


  작은 들꽃은 참으로 작아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볼 때에 비로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기만 한대서 알아보기 쉽지는 않습니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거나 쪼그려앉아야 합니다. 더욱이 허리를 숙인대서 잘 알아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머리를 디밀며 찬찬히 바라보아야 할 때가 있어요.


  작은 들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버스나 자동차를 얻어타고 들길을 달릴 때에도 작은 들꽃을 느낍니다. 작은 들꽃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은 두 다리로 한갓지게 들길을 거닐 때에도 작은 들꽃을 안 느낍니다.


  작은 들꽃은 작은 목숨이요 작은 사랑입니다. 크기는 작으나 커다란 꽃하고 똑같은 목숨이며 사랑입니다. 크기가 작다 해서 꽃이 아니지 않습니다. 크기가 작으니 목숨이 아니지 않아요. 크기가 작으니까 사랑이 아닐 수 없어요.


  온누리 들판을 환한 풀빛으로 채우는 작은 들풀 작은 들꽃을 느끼는 봄날이 즐겁고 고맙습니다. 나와 옆지기는 서로 아이 하나씩 데리고 우리들 작은 한 표를 기쁘게 썼습니다. 작은 시골 고흥 투표율은 65.4%라고 합니다. (4345.4.1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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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4-12 10:11   좋아요 0 | URL
어제 딸애랑 자전거 타면서 동네 한바퀴 휘 도는데 딸애가 민들레 갈꽃이 있다고 자전거에 내려서 따드라구요. 한 번 휘 불어주고...애들 눈에는 작은 꽃도 잘 보이나봐요.

저의 친정엄마랑 같이 시골길을 걸어다니면, 왠만한 꽃 이름은 다 알더라구요. 걸어다니는 도감이라고 할까요. 저는 저렇게 들꽃 보면 도감을 찾곤하는데,,, 그래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된장님 큰애도 무슨 꽃이냐고 물어보긴 하지요

숲노래 2012-04-12 13:38   좋아요 0 | URL
꽃이름은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도 해요.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란 학명(학술이름)일 뿐이니까요.

그저 우리들 살아가는 마을에서
우리 나름대로 붙이면
다 좋은 꽃이름이 된다고 느껴요~

페크pek0501 2012-04-12 15:32   좋아요 0 | URL
그곳은 투표율이 높군요.

"머리를 디밀며 찬찬히 바라보아야 할 때가 있어요." -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ㅋ

숲노래 2012-04-13 03:38   좋아요 0 | URL
높다기보다 보통이라 할 만한데,
이마저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으니
사람들 삶이 참 메마르고 벅찬가 봐요..

그리고, 아직 투표 시간이 늘어나지도 않았네요.
저녁 여섯 시에 끝내면 안 되잖아요.
저녁 아홉 시나 열 시까지 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