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31 : 일, 노동, 작업

 


.. 익숙하지 않은 작업을 하느라 손에는 물집이 생기고 늪을 이리저리 헤맨 탓에 허리와 다리가 저려 오는 것을 이겨내야 한다. 평균 나이가 삼사십 대인 ‘좋은 사이’ 부모들에게는 중노동임에 틀림없다. 일한 뒤에 먹는 밥맛은 꿀맛이 따로 없다 ..  《아이카와 아키코/장희정 옮김-흙에서 자라는 아이들》(호미,2011) 163쪽

 

 “다리가 저려 오는 것을”은 “다리가 저리지만”이나 “다리가 저려도”로 다듬습니다. “평균(平均) 나이가 삼사십(三四十) 대(代)인”은 그대로 둘 수 있지만, “나이가 줄잡아 서른이나 마흔을 웃도는”으로 손볼 수 있어요. ‘부모(父母)’는 ‘어버이’로 손질하고, “중노동임에 틀림없다”는 “중노동이다”나 “틀림없이 중노동이다”로 손질합니다.

 

 작업(作業)
  (1) 일을 함
   - 노동력이 대단히 부족한 데다 작업 진척이 늦어져 한시가 급합니다
  (2) 일정한 목적과 계획 아래 하는 일
   - 전산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다 / 수년간의 작업 끝에 이루어 낸 노작
 노동(勞動)
  (1)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 노동과 임금은 정비례하지 않나 보다
  (2) 몸을 움직여 일을 함
   -  그는 노동으로 생계를 꾸린다 / 오랜 노동으로 단련이 된 다리

 

 한국말 ‘일’하고 한자말 ‘작업’이랑 ‘노동’이 섞갈려 쓰이곤 합니다. 요즈음은 여기에 미국말 ‘워크(work)’까지 섞갈려 쓰입니다.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살뜰히 헤아리지 못하는 셈인데, 학교를 비롯해서 사회 구석구석에서 한국말을 옳거나 바르게 쓰거나 다루는 일이 거의 없는 탓이라 할 만해요. 더욱이, 사람들 스스로 한국말을 살뜰히 돌아보지 못해요. 학교나 사회 탓만 할 수 없어요. 사람들 스스로 내 말글을 알뜰히 아끼지 않으면 한국말은 아름다이 빛나지 않아요.

 

 국어사전에서 ‘일’이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이라고 풀이합니다. 국어사전에서 ‘작업’이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일을 함”을 뜻한다고 나옵니다. ‘노동’도 “일을 함”을 뜻한다고 나와요.

 그러니까, “작업 = 일”이요, “노동 = 일”이에요. 아주 마땅하지만, “워크 = 일”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작업을 하느라
→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느라
 중노동임에 틀림없다
→ 틀림없이 힘든 일이다
 일한 뒤에 먹는 밥맛 (o)

 

 학교에서는 아이들한테 ‘생각하는 말’을 가르쳐야 합니다. 사회에서는 사람들한테 ‘생각하는 말’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몫을 맡는 사람부터 ‘생각하는 말’로 삶과 꿈과 사랑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사회에서 서로서로 얼크러지는 사람들은 스스로 삶과 꿈과 사랑을 빛낼 ‘생각하는 말’을 살가우며 보드라이 나눌 수 있어야 즐거워요.

 

 좋은 말로 좋은 넋을 가꾸면서 좋은 일을 합니다. 좋은 글로 좋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일을 누립니다.

 

 좋은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면, 내 좋은 보금자리에서 좋은 사랑을 빛냅니다. 좋은 일을 함께하면서 좋은 이웃과 동무를 사귀면, 내 좋은 마을에서 좋은 꿈을 함께 이뤄요. 좋은 말은 모든 좋은 삶을 튼튼히 받치는 밑돌입니다. (4345.1.17.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