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책읽기

 


 가볍게 차린 저녁 밥상. 가볍게 차려 가볍게 먹는 만큼, 이때에는 아버지가 책 하나 손에 쥐어 읽으면서 천천히 먹는다. 아이도 아버지를 따라 만화책을 펼친다. 그런데 아이는 만화책을 펼치며 밥먹기를 잊는다.

 

 어릴 적, 밥상머리에서 만화책을 볼 수 없었으나, 이렇게 밥상머리에서 책을 읽으려 했다면 흠씬 얻어터지듯 꾸지람을 들었겠지. 그런데, 여느 아버지는 으레 밥상머리에서 신문을 펼치곤 한다.

 

 신문도 책도 텔레비전도 없던 옛날에는 사람들이 밥을 어떻게 먹었을까. 양반집 말고 여느 흙일꾼 살림살이에서는 밥상이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내가 궁금하게 여기는 대목은 신분과 계급과 푸대접과 따돌림이 늘 감돌던 양반집 모습이 아니라, 풀과 흙으로 빚은 집에서 땅을 파서 살아가는 여느 사람들 수수하고 자그마한 집 밥상머리 모습이다.

 

 언제부터 여자들은 부엌에서 밥을 먹도록 하거나 따로 밥상을 받아 남자 아래쪽에서 먹도록 했을까. 고려 때에 흙을 일구던 사람들도 밥을 이렇게 먹었을까.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와 가야 때 흙일꾼 밥상머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옛조선 흙일꾼 밥상머리는 어떠한 그림이었을까.

 

 나는 ‘이씨’ 조선 때 밥상머리 모습으로만 우리네 옛 밥상머리 모습을 이야기하는 틀이 못마땅하다. 우리한테 옛날은 이씨 임금들이 다스리던 조선에 머물 수 없다. 임금 이름이 누구인지 몰라도 흙을 사랑하며 아끼던 사람들 수수한 밥상머리가 내 옛 발자취요, 내 옛 어른들이며, 내 오늘로 이어지는 삶이라고 느낀다. (4345.1.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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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01-07 19:20   좋아요 0 | URL
간식상인가요? 방금 전에 밥을 먹었는데도 또 배가 고파지는 밥상입니다.

숲노래 2012-01-07 20:33   좋아요 0 | URL
아, 저녁 밥상이었어요 ^^;;;;

집에서 옆지기가 손수 구운 빵이랑 미역국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