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순이


 아버지가 빨래하는 삶을 지켜본 지 네 해째 되는 딸아이는 아버지가 다 마친 빨래를 바가지에 담아 마당으로 빨랫대랑 함께 들고 나와서 널 때에 뽀르르 달려나온다.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웃으면서 따라나온다. 아버지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빨래 한 점 집어서 내민다. 아버지가 빨래집게로 아직 집지 않은 빨래를 저 손 닿는 데까지는 빨래집게를 앙증맞게 집어 놓는다.

 아버지가 사진기를 만지작거리는 곁에서 사진기를 슬그머니 빼앗아 사진놀이를 즐길 때에는 사진순이. 아버지가 호미를 깨작거리는 둘레에서 호미 하나 얻어 호미놀이를 즐길 때에는 호미순이. 아버지가 빨래를 마치고 널 때에 빨래 널기 거들겠다며 다소곳하게 빨래를 널고 집을 때에는 빨래순이. (4344.11.25.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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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1-25 11:52   좋아요 0 | URL
오우~ 야무진 손! 하얀 고무신! 맨발!!!!!!!!

숲노래 2011-11-25 23:44   좋아요 0 | URL
참 예쁜 아이랍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11-25 13:59   좋아요 0 | URL
아이고 야무져라.

숲노래 2011-11-25 23:44   좋아요 0 | URL
그럼요 ㅠ.ㅜ

hnine 2011-11-26 06:55   좋아요 0 | URL
그리고 예쁜 반지...^^

숲노래 2011-11-26 08:03   좋아요 0 | URL
저 플라스틱 반지를 받고는 잘 때도 씻을 때도 빼지 않아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