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다


 사람들이 모두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한미자유무역협정이니 서울시장이니 무어니 하고 골머리를 앓지 말고, 조용히 내 논밭을 사랑하고 내 멧자락과 바다와 냇물을 아끼면서, 내 살붙이하고 마음과 사랑을 나누는 호젓한 시골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면 얼마나 기쁠까.

 서울이 텅 비면 좋겠다. 자가용과 아파트와 높은건물 모두 서울에 남기고, 튼튼한 몸과 마음만 단단히 여민 채 시골로 가서 호미를 잡고 괭이를 잡으며 낫을 붙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서울시장 후보나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며 땀흘리는 분들 땀방울과 다리품이 너무나 아깝다.

 출판사는 서울에 몰렸고, 책은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리지만, 막상 서울에서 살아가면 ‘책이라는 물건’은 잔뜩 거머쥘 수 있어도 ‘책이라는 마음밥’은 하나도 곰삭이지 못한다. 좋은 쇠붙이로는 골프채 아닌 호미를 만들고, 좋은 돈과 품과 땀으로는 좋은 흙을 일구면서 잠에서 깰 수 있기를. (4344.9.1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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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9-17 16:07   좋아요 0 | URL
그러면 좋겠죠, 그리고
이왕이면 한국이 그럴 때 타국에서 우리를 해치지 않도록 지구 전체가 그렇다면 좋겠어요.
결국 저와 같은 두려움으로 인해 도시인은 손을 놓지 못하나봐요, 참 어리석죠... ㅠㅠ

숲노래 2011-09-17 16:54   좋아요 0 | URL
어릴 적부터 '스스로 살기'를 배우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스스로 살기를 배우지 못한 몸과 마음을 깨닫지 못해서,
어떻게 마음과 몸을 고쳐서 거듭나도록 이끌어야 하는가로
나아가지 못해요.

그래서, 가만히 따지고 보면,
사람들은 "인문책을 읽으면 안 돼"요.
인문책은 거의 한결같이 '지식을 다루는 책'이지,
'행동으로 나아가는 책'이 아니거든요.

인문책을 읽어야 나라가 살거나 바뀌지 않아요.
생각을 고치면서 삶과 사람을 사랑하는 흙을
아끼는 길로 나아가야 나라가 살거나 바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