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갈이


 손톱을 못 깎은 지 꽤 되었지만 늘 잊는다. 아이 손톱을 깎다가 문득 생각나서 내 손톱을 들여다보지만, 다른 일이 있고 아이하고 또 다른 여러 가지로 복닥이다가 내 손톱을 깎는 일은 으레 지나친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손톱을 깎은 일이 없다.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석 주가 지났다. 이동안 첫째 아이 손톱은 깎였나 하고 생각하다가 내 손톱을 바라본다. 내 손톱은 네 손가락이 모두 갈렸다. 오른손 넷째 손가락은 손톱이 안쪽으로 파였다. 첫째 아이를 낳아 똥오줌기저귀를 빨 때에도 손톱갈이는 늘 있었지만 이만큼 손톱갈이를 하지는 않았다. 두 아이 기저귀 빨래가 되기도 하지만, 집식구가 한 사람 늘었기 때문에 그만큼 내 몸을 더 써야 한다는 뜻이리라.

 옆지기 몸이 튼튼해서 아이를 셋이고 넷이고 낳는다면? 옆지기 몸이 튼튼하다면 옆지기가 빨래를 나누어 할 테지. 이때에는 내 손톱도 덜 갈 테고. 옆지기 몸이 튼튼해서 아이를 더 낳는다 하더라도 내 손톱은 더 갈리지 않을 테며, 옆지기 몸이 여리기 때문에 두 아이를 겨우 낳아 함께 살아가기에 내 손톱은 꼭 이만큼 갈리겠구나 싶다.

 얼른 첫째 손톱을 깎고, 아침밥을 안치며, 다른 반찬을 마련해야겠다. 세이레를 지내는 동안 날마다 책 한 쪽 들추기란 꿈조차 꾸기 어렵다. 그러나 임길택 님 동시를 틈틈이 들추면서 조금씩 기운을 차린다. (4344.6.13.달.ㅎㄲㅅㄱ)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양철나무꾼 2011-06-13 11:03   좋아요 0 | URL
아웅~ㅠ.ㅠ
님 건강도 돌보셔야죠.
님이 건강하셔야 가족들도 다 건강할 수 있는거예요.

손톱 빨리 깎으시고, 멸치도 열심히 드셔보세요~^^

숲노래 2011-06-13 15:45   좋아요 0 | URL
예전에 어머니들이 어떠했을까 하는 삶을
몸으로 잘 배워요.

에고, 아침에 아이 손톱을 깎고 나서
제 손발톱도 드디어 깎았어요! ^^

카스피 2011-06-13 15:13   좋아요 0 | URL
흠,된장님도 결혼하시고 아이 둘이 생기시니 손톱깍을 시간도 없으신가봐요.오래전에 긴 머리를 묶으시고 등가방을 메고 캐논 디카를 메고 숨책에서 사진 찍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아이들이 생기시니 예전처럼 마음대로 책 마실을 못 다닐실것 같네요^^

숲노래 2011-06-13 15:44   좋아요 0 | URL
둘째가 조금 더 크면 이제 즐거이 마실을 다녀야지요~ ^^
아이를 시설에 넣지 않고 집에서 돌보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겨를이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