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과 글쓰기 2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그만두기


 지난 2000년부터 올 2010년까지 누리신문 〈오마이뉴스〉에 올린 기사가 3204꼭지이다. 열 해에 걸쳐 3204꼭지를 기사로 올리며 받은 글삯은 모두 12249000원이다. 글 한 꼭지에 3000원이 조금 넘고 4000원이 살짝 안 되는 셈이다. 열 해에 걸쳐 1200만 원이라면 한 해에 120만 원인 꼴이요, 다달이 10만 원이 떨어졌다는 소리이다. 글삯을 모두어 놓고 생각하면 큰돈이라 여길 테지만, 낱낱이 파고들면 하나도 큰돈일 수 없다. 열 해에 걸쳐 3204꼭지라면 거의 날마다 한 꼭지씩 기사를 띄웠다는 소리요, 날마다 기사를 하나씩 썼을 때에 다달이 10만 원을 받았다는 이야기이니까, 이런 글삯은 이른바 최저생계비는커녕 최저임금에조차 닿지 않는다.

 올 2월, 누리신문 〈오마이뉴스〉 열 돌을 기린다는 자리에서 〈오마이뉴스〉 대표를 맡은 오연호 님이 지나가는 말로 슬며시 “이야, 원고료를 이천만 원이나 받은 사람이 있어요?” 하고 놀라워 한 적이 있는데, 원고료 이천만 원을 받은 분은 기사를 1000 꼭지 넘게 예닐곱 해를 썼다. 이분한테도 글삯을 한꺼번에 모두 더해 놓고 보면 큰돈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글 하나를 써서 띄우느라 들인 품과 땀과 나날을 헤아린다면 그야말로 푼돈일밖에 없다.

 ‘시민기자’라는 이름을 받고 누리신문 〈오마이뉴스〉에 글을 띄운 사람들은 큰돈을 번다거나 높은 이름값을 얻자고 글을 띄우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 돈벌 생각이라면 이곳에 글을 띄울 까닭이 없다. 글을 바지런히 많이 띄운다고 돈이 될 턱이 없다. 그렇지만 적잖은 이들이 땀과 품과 나날을 바쳐 글을 띄웠고, 어느새 조용히 사라져 간다. 나 또한 열 해라는 햇수에서 멈춘다. 열한 해라든지 열두 해라든지 스무 해를 곱다시 이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곰곰이 헤아린다면, 한 달 10만 원을 글삯으로 번다 하여도 살림에는 어느 만큼 보탬이 된다. 그런데 한 달 10만 원 보탬을 하자며 들이는 품과 땀과 나날은 지나치게 많다. 한 달 10만 원 보탬을 안 하면서 이만 한 품과 땀과 나날을 우리 살붙이한테 들인다면 ‘돈벌이를 적게 하면서 훨씬 한결 더욱 즐겁고 기쁘며 보람찬 삶’을 영글 수 있다.

 나는 살림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집살림도 하고 바깥살림도 한다. 집살림이란 밥하고 빨래하고 치우고 아이 씻기고 하는 모든 일이요, 바깥살림이란 살림돈이니 찻삯이니 전화삯이니를 버는 온갖 일이다. 다만 아직 다부진 살림꾼은 아니다. 살림 시늉을 하는 사람이다.

 살림이란 살리는 일이다. 돈을 벌든 집안을 가꾸든 살리는 일이 살림이다. 나로서는 다달이 10만 원을 더 버는 일이 참된 살림일까, 아니면 10만 원이라는 돈으로는 헤아리기 어려운 아름다우며 사랑스러운 손길을 누리는 일이 참된 살림일까.

 누리신문 〈오마이뉴스〉에 그동안 올렸던 글에 값하는 글삯이 줄잡아 3000∼4000원이지, 요 몇 해에 걸쳐 내가 글 하나 띄우며 받은 글삯은 글마다 2000원이었다. 그러니까 글 하나 여미는 데에 몇 시간, 글 하나 여미느라 이래저래 살피고 품 파느라 여러 날을 들이며 얻어들인 돈이란 2000원이었던 노릇이다. 이 돈 2000원이란 얼마나 고마운 품값인가. 그러나 이제는 이 고마운 돈에 매이기보다 더 고마운 우리 살붙이 사랑을 아끼고 싶다. 우리 살붙이 보금자리를 튼 산골마을 바람과 물과 하늘과 흙을 어깨동무하고 싶다. (4343.8.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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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Cinemusic 2011-08-03 12:44   좋아요 0 | URL
궁금한 걸 조금 풀 수 있었네요...인기글이든 아니든 그 정도 수입이신가요?

2011-08-04 0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