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에 따라 삶이 다릅니다


 삶이 다르기에 넋이 다르고, 넋이 다르기에 눈길과 손길이 다릅니다. 다른 눈길과 손길에 따라 읽을 책이 다르고, 읽을 책이 다르니 받아들이는 그릇과 느낌이 다릅니다. 받아들이는 그릇과 느낌이 다르니 이를 담고 나누려는 글쓰기가 다릅니다. 도시에서 살아갈 때에는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버리며 더 많이 사고팔 글이 아니면 안 됩니다. 글이고 그림이고 사진이고 자꾸자꾸 더 많아야 합니다. 쓰레기봉투에 넣어 내놓는다고 사라질 쓰레기가 아닙니다만, 도시에서는 내 집에서 다른 동네나 시골로 쓰레기를 치워 버리고 있어도 이 흐름을 느끼거나 알아챌 가슴이 없습니다. 끝없이 이어질 말꼬리와 말재주가 판칠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다이 살아갈 밑뿌리를 살피며 보듬어 낼 고운 마음밭이란 싹트기 어렵습니다. 어쩔 수 없이 도시에서 일자리 얻어 살고 있다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참말 어쩔 수 없이 도시에 뿌리내리거나 빌붙은 채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참으로 나으며 더없이 빛나는 좋은 삶을 꾸리며 우리 넋과 몸을 가꾸면서 좋게 돌볼 수 있으나, 이러한 길하고 스스로 울타리를 쌓고 있지 않나 궁금합니다. 생협과 진보와 환경사랑과 참배움과 다문화권리 같은 이야기는 몸부림입니다. 즐거운 삶을 이루는 밑일이지 모든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올바르게 일구기 싫은 한편, 우리 이웃과 동무를 곱다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예 도시에 붙잡히거나 얽매인 채 살고 있지 않느냐 하고 돌아보아야 합니다. (4343.5.20.나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