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숲에서 삶을 찾다 - 농부 시인 봄날샘과 이웃들 단비 청소년 문학 42.195 16
서정홍 지음 / 단비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11.15.

노래책시렁 520


《시의 숲에서 삶을 찾다》

 서정홍·청년농부와 이웃들

 단비

 2018.4.15.



  어쩐지 어느 때부터인지 여기저기에서 ‘청년농부’ 같은 일본말씨가 퍼집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젊은-’이나 ‘푸른-’ 같은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논밭을 일군다면 ‘젊은논밭꾼’이요, 흙을 가꾼다면 ‘푸른흙지기’입니다. 젊든 늙든 나란히 ‘논밭님’에 ‘흙님’이라 일컬을 만합니다. 시골에서 흙살림을 짓는 여러 사람이 노래 한 자락을 함께 읽고 나누는 마음을 엮은 《시의 숲에서 삶을 찾다》입니다. 여러모로 뜻깊구나 싶지만 이래저래 아쉽습니다. 들숲메바다는 언제나 푸르고 파랗게 일렁이는 숨빛으로 아름답습니다만, 들숲메바다는 사람한테 목청껏 외치지 않아요. 들숲메바다는 한결같이 차분히 사람을 지켜봅니다. 스스로 높이거나 낮추지 않습니다. 그러면 들노래이건 숲노래이건 멧노래이건 바다노래이건 철마다 새롭게 피고 지는 하루를 가만히 담으면 되어요. 더 낫거나 나쁘다고 몰아대는 글이 아니라,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짓는 결을 적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시의 숲”이란 없습니다. ‘노래숲’은 있습니다. ‘멧노래숲’이 있고 ‘들노래숲’이 있어요. ‘노래들’이 있고 ‘노래들녘·노래들판’이 있으며, ‘노래들꽃’과 ‘노래멧꽃’이 있습니다. 젊은흙손과 푸른흙손이 만나서 그저 푸른노래를 부르면 됩니다.


ㅍㄹㄴ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 내가 세상 걱정 때문에 잠 못 들면 / 누군가 아무 걱정 없이 / 깊은 사랑 나눌 수 있기를.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58쪽)


+


《시의 숲에서 삶을 찾다》(서정홍·청년농부와 이웃들, 단비, 2018)


고마운 분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 고마운 분한테서 넘치게 사랑받았습니다

→ 이웃님이 고맙게 넘치도록 사랑했습니다

4


청년 농부라 불러 주는 걸 훨씬 더 좋아합니다

→ 젊은 흙지기라 하면 훨씬 반깁니다

→ 젊은 논밭꾼이라 하면 더 반갑습니다

4


예슬이 곁에는 좋은 이웃이 많습니다

→ 예슬이 곁에 이웃이 많습니다

→ 예슬이 이웃은 포근합니다

6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까지나 변함이 없습니다

→ 들숲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 숲을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까지나 같습니다

7


우시장 브로커가 귀찮다는 듯 얼마에 팔 거냐고 물었을 때

→ 소장사가 귀찮다는 듯 얼마에 파느냐 물을 때

15


남편은 요즘 틈만 나면 요리를 만든다

→ 곁님은 요즘 틈만 나면 밥을 한다

→ 짝꿍은 요즘 틈만 나면 밥을 차린다

24


말과 행동과 사상에 탁월한 면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의 사랑 때문이라 생각한다

→ 말과 몸짓과 생각이 훌륭하다면 어머니 사랑 때문이라 본다

→ 말과 몸과 빛이 뛰어나다면 어머니 사랑 때문이라 여긴다

27


서로를 향한 측은지심이 있어야 한다던

→ 서로 갸륵해야 한다던

→ 서로 느껴야 한다던

→ 서로 눈물지어야 한다던

35쪽


면발을 만들던 그 모습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 국숫발을 내던 모습은 쉰 해가 지난 오늘도 생생하다

49


어떤 위로를 하는 것조차 부끄러워

→ 어떻게 달래든 부끄러워

→ 어찌 다독이든 부끄러워

57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 참말 그러기를 비네

→ 참 그러하길 바라네

58


누군가 아무 걱정 없이 깊은 사랑 나눌 수 있기를

→ 누구나 아무 걱정 없이 깊이 사랑할 수 있기를

→ 모두 아무 걱정 없이 깊게 사랑할 수 있기를

58


그저 음식이 아니라 자연이 나를 위해 내어놓은 생명임을 알았다

→ 그저 먹을거리가 아니라 숲이 나한테 내어놓은 숨인 줄 알았다

77


산골 마을에선 귀한 것들끼리 함께 산다네

→ 멧골에선 고운 숨결이 함께산다네

→ 멧마을에선 꽃빛이 함께산다네

95


풍요로운 세상이라는 지구별에서는 모든 것이 넘쳐 나는 듯

→ 넉넉하다는 푸른별에서는 모두 넘쳐나는 듯

→ 가멸차다는 파란별에서는 모두 넘쳐나는 듯

159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