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옥 - 우리나라 제1호 여성 비행사 새싹 인물전 64
강정연 지음, 오영은 그림 / 비룡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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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안타깝기에 쓴 글.

제발 위인전 좀 제대로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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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11.11.

맑은책시렁 357


《권기옥》

 강정연 글

 오영은 그림

 비룡소

 2021.9.10.



  여러 펴냄터에서 여러 가지로 ‘권기옥’ 님 이야기를 ‘위인전’으로 냅니다. 비룡소에서도 《권기옥》을 “새싹 인물전 64 우리나라 제1호 여성 비행사”라는 이름으로 선보입니다. 그런데 이 꾸러미에 담은 줄거리는 ‘나무위키’만도 못 하구나 싶습니다. 다른 꾸러미도 비슷비슷하겠다고 느낍니다. 뜻깊고 훌륭하며 아름답구나 싶은 분을 다루려는 글이라면, 더 오래 더 차근차근 더 넓고 깊게 짚어야 하지 않을까요?


  더구나 “우리나라 제1호 여성 비행사”라는 이름부터 왜 내세워야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이런 얼개라면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라든지 “우리나라 첫 여성 국회의원”이라든지 “우리나라 첫 여성 시도지사·교육감”도 얼마든지 ‘새싹 인물전’에 들 만할 테지요.


  권기옥 님을 바라보는 눈길이라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독립운동 조종사’여야 맞고, 이다음은 “책마을 일꾼”과 “가난살림을 이으면서 꼿꼿이 선 삶”이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이 땅에서 조선총독부를 터뜨리지 못 했다며 안타까워한 마음이란, 총칼을 내세운 일본으로 날아가서 터뜨리지 못 했다며 슬퍼한 마음입니다. ‘우리나라 전투기 조종사’로 날 수 없기에 ‘중국 군대 전투기 조종사’로 날아야 하던 마음을 제대로 짚지 않는다면, 그림만 이쁘장하거나 거룩하게 담는들, 권기옥이라는 분이 남긴 발자국을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못 들려준다고 느낍니다.


  더군다나 권기옥 님은 1988년까지 살다가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1945년 8월을 못 보고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1945년부터 1988년에 이르는 발걸음과 삶을 차곡차곡 헤아리면서 이야기를 여며야 하지 않나요? 이렇게 성글고 어설프고 얼렁뚱땅 엮어도 되나요?


ㅍㄹㄴ


“여자 전도대를 만들어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면 어떨까? 전도대라고 하면 그저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거라고 생각할 거 아니야?” (22쪽)


“이제 남은 학교는 윈난 항공 학교뿐이군요. 그곳에는 제가 직접 가서 입학 허락을 받아내겠어요. 서류만 보내면 여자라고 또 거절당할 게 뻔해요.” (34쪽)


권기옥에게 가장 힘든 건 비행기를 정비하는 훈련이었어요. 비행기가 고장이 나서 비상 착륙을 하게 되면 비행사가 직접 모든 것을 수리해야만 하는데, 손힘이 약한 탓에 나사를 풀고 조이는 것마저 몹시 힘들었지요. (41쪽)


권기옥은 상하이로 건너가 중국 국민 혁명군의 항공사령부에 들어갔어요. 권기옥은 비행사로 일하면서 꽤 많은 월급을 받았는데 월급의 거의 대부분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기부했어요. (54쪽)


+


《권기옥》(강정연, 비룡소, 2021)


진짜 이름을 듣게 되었지요

→ 제 이름을 듣지요

→ 참이름을 들었지요

6


사람들을 향해 미소 지으며

→ 사람들을 보고 웃으며

→ 사람들한테 웃음지으며

11


회원들은 태극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 모임일꾼은 한나래를 그립니다

→ 다들 한날개를 그립니다

15


비행사로 일하면서 꽤 많은 월급을 받았는데 월급의 거의 대부분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기부했어요

→ 날개지기로 일하면서 달삯을 꽤 많이 받았는데 거의 다 들물결에 바쳤어요

→ 나래지기로 일하면서 삯을 꽤 많이 받았는데 거의 다 들너울에 내놓았어요

54


단단한 날개를 달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었어요

→ 날개를 단단히 달 수 있다고 보여주었어요

→ 나래를 단단히 달 수 있다고 선보였어요

64


비행 기술을 배우려면 큰 비용이 든다는 것도 문제였어요

→ 날갯짓을 배우려면 돈이 많이 들기에 큰일이었어요

→ 날개길을 배우려면 목돈이 들기에 까다로웠어요

6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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