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5.


《내 집이 꼭 있어야 할까?》

 서윤영 글, 철수와영희, 2025.10.6.



앓는 두 아이는 천천히 나아간다. 콜록이고, 쉬고, 밥을 먹는다. 눕고, 일어나고, 읽고 놀다가 다시 눕는다. 나는 빨래를 하고 집안일을 한다. 저녁에 비로소 등허리를 펼 즈음 곁님이 김치를 담근다. 큰아이가 옆에서 거든다. 작은아이도 살짝 거든다. 구름이 잔뜩 끼었어도 해가 드리우는 하루가 흐른다. 풀벌레는 하루 내내 노래를 들려준다. 푸른노래를 맞아들이기에 고즈넉이 몸마음을 풀어낼 수 있다. 풀벌레란, 사람을 비롯한 뭇숨결이 언제나 푸릇푸릇 깨어나도록 북돋우는 작은빛인 작은이웃이지 싶다. 《내 집이 꼭 있어야 할까?》를 읽었다. 요사이는 ‘내 집’처럼 쓰는 분이 많으나, ‘우리집’이라 해야 맞다고 본다. 나 혼자 살아도 ‘우리집’이다. 나와 푸른별을 아우르니 우리집이다. 나와 들숲메를 어우르니 우리집이다. 나와 하늘과 바다를 헤아리니 우리집이다. 나랑 새랑 풀벌레를 품어 우리집이다. ‘우리집’이라는 이름으로 바라볼 적에 ‘집’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볼 만하다고 느낀다. 우리말 ‘집’는 “짓는 곳”이라는 밑뜻이다. 살림을 짓고 말을 짓고 마음을 짓고 생각을 짓는 보금자리라서 집이다. 글쓴이가 앞으로는 ‘골목집’과 ‘시골집’과 ‘오두막’도 살피기를 빈다. 집을 굳이 서울에서 장만해야 하지 않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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