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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경음부 5
Tetsuo Ideuchi 지음, 이소연 옮김, Kuwahali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5년 7월
평점 :
만화비평을 쓸 적에 별꽃을 2/5밖에 줄 수 없을 적에는
씁쓸하지만, 3/5을 매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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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0.25.
책으로 삶읽기 1068
《평범한 경음부 5》
쿠와하리 글
이데우치 테츠오 그림
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7.30.
《평범한 경음부 5》(쿠와하리·이데우치 테츠오/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을 읽는다. 어느덧 다섯걸음인데, 이 그림꽃에 나오는 아이들 나이와 발자취를 돌아본다면 조금도 열여섯 살스럽지 않다. 열여섯 살에 어찌저찌 해야 할 까닭이 없다만, 열여섯 살에 조금만 노래를 불러도 우렁차고, 열여섯 살에 조금만 줄을 퉁겨도 번쩍인다고 그릴 수 있되, 이미 모두 깨달아(해탈) 버린 듯한 줄거리는 퍽이나 지나치지 싶다. 누구라도 열여섯 살에 글꽃이 눈부실 수 있고, 노래이며 춤이며 어마어마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나이’여야 눈부시지 않다. 스스로 땀흘려 걸어가는 대로 늘 다 다르게 빛난다. 이뿐인가. 열여섯 살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모두 ‘남이 이미 지어 놓은 가락’이다. 이 아이들 스스로 노래를 새로 짓지 않았다. 남이 앞서 닦은 대로 따라가면서 목소리와 줄뜯기를 할 뿐이다. 이런 아이들을 너무 치켜세우면서 “열여섯 살은 하느님이야” 하고 몰아가는 줄거리로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만할까? 열여섯 살 아이들이 오직 노래만 부를까? 오직 짝짓기만 할까? 오직 이 무리와 저 무리 사이에서 뒷짓을 살며시 꾀하면서 쥐락펴락할까? 이런 얼거리인데 어떻게 ‘수수(평범)’하다고 해야 할까? 한 걸음과 한 자리씩 땀꽃으로 피어나는 푸른빛이 아닌, 그저 타고난 재주와 솜씨로 이미 ‘하느님’인 아이들이 여러 뒷짓으로 다투는 얼거리가 ‘연속극·영화’로 꾸밀 만하기에 이렇게 그린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ㅍㄹㄴ
“난 카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구나.” (72쪽)
“이제 와서 멋대로 말해 미안. 나, 역시 한 번 더 밴드 하고 싶어.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같이 해주면 좋겠어.” (89쪽)
#ふつうの輕音部 #クワハリ #出內テツ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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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이 가슴의 떨림은. 뭔가,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 뭐지, 가슴이 떨리는데. 뭐가, 무슨 일이 일어날 듯해
→ 뭐지, 가슴이 떨리네. 뭐가, 무슨 일이 일어나려나 봐
14
무사수행의 끝에 이 몸 드디어 무현의 경지에 도달하다
→ 갈닦은 끝에 이 몸 드디어 가락님에 이르다
→ 장작쓸개 끝에 이 몸 드디어 가락꽃에 닿다
→ 쓴맛참기 끝에 이 몸 드디어 가락빛을 이루다
18
촌스럽고 아프고 썰렁한
→ 낡고 아프고 썰렁한
→ 너절하고 아프고 썰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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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폐막제에 나갈 수 있는 건 내후년일 테고
→ 우리가 끝맞이에 나가려면 다다음해일 테고
→ 우리가 마감꽃에 나가려면 이태 뒤일 테고
→ 우리가 끝잔치에 나가려면 두 해 뒤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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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