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홍범도 장군이 누구예요?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물 이야기 2
김삼웅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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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10.12.

맑은책시렁 351


《선생님, 홍범도 장군이 누구예요?》

 김삼웅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5.7.17.



  한때 홍범도라는 분을 놓고서 벼슬판(정치권)에서 시끌벅적했습니다. 얼마나 우리 발자취를 안 살피고 안 배우고 안 돌아보는가 하고 느낄 만한 일입니다. 제살깎기를 훌쩍 넘어선, 제뼈깎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무리만 멍청하거나 엉성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무리부터 우리 발자취와 지난날을 제대로 안 배우고 우리 살림살이를 찬찬히 안 짚는다고 할 만합니다.


  우리 발자취에 몇몇 빼어난 어른만 있지 않습니다. 이슬받이처럼 앞장선 어른도 여럿 있으면서, 나란히 이슬받이로 나선 ‘이름 안 남긴’ 어른이 수두룩합니다. 또한 ‘이름을 찾아볼 길 없이’ 땀흘리고 피흘린 어른이 대단히 많습니다. 이 모든 어진 손길과 숨길과 발길과 삶길을 이 나라 벼슬판이 어느 만큼 헤아렸을까요? 작은일꾼과 작은어른을 눈여겨본 벼슬꾼은 없다시피 합니다. 작은씨앗을 심으면서 작은살림부터 풀려고 힘쓰는 벼슬꾼이나 무리(정당)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홍범도 장군이 누구예요?》는 어린이부터 읽는 책입니다. 바로 이런 책을 벼슬꾼(정치인) 모두 새롭게 배우는 길잡이책으로 삼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대통령이건 총리이건 국회의원이건 시도지사나 군수이건, 나라일을 맡는 모든 벼슬꾼은 이 작은 이야기책을 찬찬히 읽고 새기면서 ‘작은나라와 작은꽃으로 일구는 작은숲’을 어떻게 품을 일인지 익혀야지 싶습니다.


  또한, ‘백선엽·백인엽’처럼 박정희 그늘에 힘입고서 뒷짓과 막짓과 주먹짓을 일삼으며 돈·힘·이름을 거머쥐며 사납짓을 오래도록 일으킨 무리를 놓고서, 우리 발자취(역사책)에 똑똑히 민낯을 남겨서 다시는 이런 얼뜬 주먹잡이가 날뛰지 않을 얼거리를 짤 일이라고 봅니다. ‘백선엽·백인엽’ 무리는 인천이라는 고장을 통째로 휘어잡고서 ‘선인학원 부정부패’를 참으로 오래도록 일으키고 짓밟았거든요.


  먼나라에서 이슬이 되어 몸을 내려놓은 홍범도 님은 일본 우두머리와 총칼잡이하고 맞선 듬직한 어른입니다. 그런데 총칼잡이하고만 맞서지 않았어요. 메마른 땅을 일구려고 소련 벼슬꾼하고도 맞서야 했습니다. 총칼을 앞세워 죽음나라로 몰아넣는 무리를 쫓아내고서 할 일이란 바로 논밭짓기와 살림짓기와 사랑짓기입니다. 총칼을 쥐고서 얼뜬 주먹잡이하고 맞서는 동안에도 논밭과 살림과 사랑은 나란히 짓는 나날을 지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흙’이 아니라 ‘흙에 심은 씨앗을 가꾸고 거두고 갈무리한 밥살림’으로 숨결을 잇거든요.


  떠난 어른 홍범도 님을 기리고 돌아보는 길이라면, 듬직하고 의젓한 매무새와 삶길뿐 아니라, 다같이 호미와 낫과 쟁기를 쥔 작은손으로 작은마을과 작은집과 작은숲을 일구던 땀방울을 함께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모든 얼치기(모리배)를 벼슬자리에서 끌어내리고서 할 일이란, 논밭짓기와 살림짓기와 사랑짓기입니다. 손가락질이 아닌 손끝으로 하루를 그려서 짓는 보금자리를 일굴 적에 비로소 아름나라(평화로운 민주공화국)가 태어납니다.


  훌륭하다고 여기는 어른은 하나같이 ‘지음이’입니다. ‘싸움이’는 훌륭하지 않습니다. 총칼질에 넋나간 얼뜨기를 밀어내는 자리에서는 한때 나란히 총칼로 맞설 수 있되, 이동안에도 우리는 ‘싸움깨비’가 아닌 ‘싸움을 사랑으로 녹이는 살림짓기’라는 마음을 늘 포근히 건사할 줄 알 노릇입니다. 그래야 모든 싸움을 끝장낸 자리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태어나서 마음껏 뛰놀며 어깨동무를 배우는 아름누리를 이루거든요.



어려서 부모를 잃은 홍범도는 몸집이 크고 건강해서 지주 집의 꼴머슴으로 들어가 일했습니다. ‘꼴머슴’이란 소먹이인 풀을 베어 오고 농사일을 돕는 소년 머슴을 말합니다. (16쪽)


홍범도는 임오군란 이듬해인 1883년 평양 감영의 우영 제1대 소속의 나팔수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남의 집 머슴살이에서 군인이 된 것이지요. (21쪽)


1908년 3월 일제는 홍범도 부인을 납치하여 남편의 귀순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온갖 고문을 가해도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결국 홍범도 부인은 고문 끝에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56쪽)


홍범도는 진용이 갖춰지자 지체하지 않고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어요. 마침내 모든 독립운동가의 오랜 소망 중 하나였던 독립전쟁을 시작했어요. 국내 진공 작전을 대담하게 감행한 것입니다. (79쪽)


일본군은 한국인 마을을 포위, 습격한 뒤 모든 남자를 한자리에 모아 놓고 총이나 창으로 학살했어요. 부녀자들은 보이는 대로 겁탈하고 살해했습니다. 집을 불태우고 가축을 약탈하여 마을을 페허로 만들었습니다. (100쪽)


스탈린은 특명으로 한국어를 소련 내 소수민족의 언어에서 제외시켰어요. 고려인들은 거주하는 공화국 이외의 타지 여행이 금지되었으며, 군인으로 복무할 수도 없게 했습니다. 이러한 학대와 고난을 무릅쓰고 고려인들은 봄이 되자 운하를 파고 강물을 끌어들여 논을 만들어 가져간 볍씨를 뿌렸습니다. (127쪽)


+


《선생님, 홍범도 장군이 누구예요?》(김삼웅, 철수와영희, 2025)


마침내 보국안민(나라를 돕고 백성을 편안히 한다), 척왜척양(일본과 서양을 배척한다)의 기치를 내걸고

→ 마침내 아늑나라와 몰아내기를 내걸고

→ 마침내 포근나라와 물리치기를 내걸고

33


가장 빛나는 대첩입니다

→ 가장 빛나게 이겼습니다

→ 가장 크게 이겼습니다

93


스탈린은 특명으로 한국어를 소련 내 소수민족의 언어에서 제외시켰어요

→ 스탈린은 우리말을 소련에서 작은겨레말로 삼지 말고 시켰어요

→ 스탈린은 한말을 소련에서 작은겨레말에 넣지 말라고 했어요

127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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