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9.22. 같이 짓고 나란히 그림



  부산서 순천 건너가는 07:05 시외버스를 타려다가 10:05 시외버스를 탄다. 긴긴 버스길을 누리고서 시골보금숲에 닿으면, 씻고 얘기하다가 이내 곯아떨어질 테니, 아침에 길손집에서 밑글을 한참 여미었다. 우리집에서 한나절 실컷 자고 나서 느긋이 마무를 밑글을 3시간 동안 추슬렀다.


  해가 환하다. 해는 ‘밝’지 않다. 해와 낮은 ‘환’으로 나타낸다. 별빛이며 눈빛을 ‘밝다’로 나타낸다. 밤에 반짝이는 반가운 빛이기에 ‘밝’다. 그래서 하루하루 새로 여미려는 글이 밤을 밝히는 오솔길이기를 바라면서 차분히 가다듬는다.


  시외버스에서 읽을 책을 석 자락 챙기고서 등짐과 큰책짐을 짐칸에 놓았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하품이 나온다. 아, 먼저 눈을 붙여야겠네. 하루글도 눈을 붙인 다음에 쓰자.


  몸을 가리키는 낱말숲도 이따가 매듭짓자. 얼른 더 쉬자. 온마음으로 같이 짓고 싶으니 넉넉히 쉰다. 온눈으로 나란히 그리고 싶으니 시외버스에서 폭 잔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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