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11.
《세 엄마》
김미희 글, 글항아리, 2021.11.12.
아침배웅을 받으면서 논둑길을 따라서 옆마을로 걷는다. 두루거리(공공근로)를 하는 할매할배가 느티나무 둘레에 모여앉아서 수다마당이다. 두루거리를 시키며 일삯을 챙겨주는 나라인데, 이렇게라도 해서 할매할배가 몸을 쓰라고 북돋우는 셈이기도 할 테지만 쓸데없어 보인다. 아무나 두루거리를 못 한다. 이럴 바에는 모든 시골사람한테 시골꽃돈(농촌수당)을 똑같이 주는 쪽이 낫다. 놉과 종으로 내내 살아온 어르신은 줄이 없어서 외려 따돌림받는다. 고흥읍을 거쳐서 부산으로 건너간다. 글붓집(문방구)만 들러서 〈책과 아이들〉로 건너간다. 무릎셈틀로 글살림을 추스르다가 책집지기님하고 책살림 이야기를 한참 하고서 ‘내가 쓰는 내 사전’ 이야기꽃 석걸음을 편다. 《세 엄마》를 읽는 내내 찡했다. 책을 덮고도 한참 가슴이 울렸다. 글님이 선보인 그림책 《엄마》부터 읽고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그림책에 사랑을 담을 줄 아는 분이 있구나!” 하고 놀랐는데, “글솜씨가 아닌 글에 삶을 사랑으로 담는 눈빛도 곱구나!” 하고 놀란다. 2021년에 처음 나온 책이되, “2025년에 만난 아름책”으로 꼽고 싶다. 낳은엄마, 돌본엄마 둘에다가,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나, 이렇게 “세 엄마”가 저마다 다르면서 나란히 걷는 눈물길이란 꽃길이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