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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범의 하루 공부법 - 매일 후회 없이 공부하고픈 학생들을 위한 안내서 ㅣ 박철범 공부법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22년 11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8.5.
까칠읽기 87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
박철범
다산에듀
2009.12.15.
해마다 푸른배움터를 마치고서 열린배움터(대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도 많지만, 푸른배움터를 끝으로 일터를 찾아나서는 아이들도 많다. 그런데 이 나라는 ‘열린배움터에 가는 아이들’한테 맞춘 얼거리인 터라, 굳이 셈겨룸으로 목매달지 않을 뿐 아니라, 배움수렁에 스스로 안 가두는 아이들을 아예 안 돌아보다시피 한다.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을 읽어 본다. 푸른배움터에서 밑바닥을 기던 글쓴이가 어느 날 문득 마음을 다잡고서 스스로 갈아엎어서 서울대에도 들어가고, 고려대에도 다시 들어가서 변호사라는 일을 하기까지 ‘어떻게 셈겨룸을 했는지’ 풀어낸 꾸러미이다. 이모저모 본다면, ‘서울에서 종이(졸업장)를 거머쥐고 싶’은 아이들한테 꽤 이바지할 만하구나 싶다. 다만 이뿐이다. 이다음은 없다.
우리는 이 별과 이 나라에 ‘나다운 삶’을 짓고 누리려고 태어나지 않나? 우리는 종이를 거머쥐려고 어린날과 푸른날을 옴팡 바쳐야 하는가?
종이 한 조각을 거머쥐려고 용쓰는 거의 모든 아이들은 집안일을 안 한다. 이제는 도시락을 쌀 줄 모를 뿐 아니라, 도시락이라는 낱말마저 모르기 일쑤이다. 이 아이들은 오로지 ‘공부’만 하는데, ‘공부 = 더 높게 벼슬자리 따내기’라는 쳇바퀴이다. 스스로 가꾸는 배움길이 아니고, 스스로 일구는 배움밭이 아니고, 스스로 깨어나는 배움씨앗이 아니다. 그저 더 높게 벼슬자리를 거머쥐어서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고 이름을 더 높이 드날리려는 헛구름으로 내달린다.
아이들은 집안일을 언제 배워서 언제 할까? 집안일을 안 하는 채 스무 살을 맞이하고, 서른 살까지 그저 앞만 보고 달리고 나서, 무슨 어깨동무(성평등)를 이룰까? 아이들은 사랑을 언제 느끼고 배우고 나누며 살까? 사랑을 모르는 채 짝짓기와 살섞기에만 얽매일 적에는, 아이는커녕 젊은이 스스로 차분히 돌아보고 눈뜨는 숨빛이 아예 안 싹트게 마련이다.
박철범 씨가 남긴 글은 뜻깊되, 정작 아이들한테 터럭만큼도 이바지를 못 한다고 느낀다. 박철범 씨뿐인가. 모든 ‘불굿’ 꾸러미는 아이들을 불태울 뿐이다. 어버이도 불태우지. 이러면서 다들 돈만 번다. 오늘날 이 나라 ‘입시산업 종사자’가 얼마나 많은가? 이른바 ‘홍대를 나와서 입시미술을 가르치는 쳇바퀴’가 되듯, ‘인 서울 대학교를 나와서 입시지도를 하는 쳇바퀴’가 가득하다면, 이 나라는 싹 무너지고도 남을 만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fJI79ZPVN7E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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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는 불안해졌다
→ 그러나 한 칸씩 올라갈수록 두려웠다
→ 그러나 자리가 올라갈수록 걱정스러웠다
5
그저 한 알의 모래알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 그저 모래알 한 톨과 같지 않을까
→ 그저 모래알 하나 같지 않을까
→ 그저 모래알이지 않을까
5
남들의 눈에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가능한 별 볼일 없는 녀석일 수 있다
→ 남들 눈에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 쓸모없는 녀석일 수 있다
→ 남들은 얼마든지 다른 사람으로 갈 수 있는 쓸모없는 녀석으로 볼 수 있다
6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하루가 모여 만들어지지 않는가
→ 우리 삶이란 하루를 모아 일구지 않는가
→ 우리 삶은 하루를 모아서 짓지 않는가
8
모든 변화의 시작은 남들과는 다른 하루다
→ 바꾸는 첫길은 남과는 다른 하루다
→ 바꾸려면 남과 다르게 하루를 연다
→ 남과 다르게 하루를 열어야 바꾼다
9
당연히 여기저기서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할 것이다
→ 그래서 여기저기서 웅성웅성한다
→ 그러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린다
17
조급하게 마음먹을 필요 없다
→ 서두를 까닭 없다
→ 조바심을 내지 말자
→ 조바심은 덧없다
18
선행학습은 말 그대로 미리 공부해 두는 것이다
→ 미리하기는 말 그대로 미리배우는 길이다
→ 먼저하기는 말 그대로 먼저배우는 길이다
29
선생님께서 하시는 질문에 가급적 큰 소리로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 샘님이 물어보시면 되도록 큰소리로 얘기해야 한다
→ 길잡이가 물어보면 그저 큰소리로 말해야 한다
40
서로 필기한 것을 돌려보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도 있다
→ 서로 옮겨쓴 글을 돌려보며 모자란 곳을 채울 수도 있다
→ 서로 받아쓴 글을 돌려보며 어설픈 곳을 메꿀 수도 있다
98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누구는 이렇게 말한다
→ 남들은 이렇게 말한다
122
이런 식으로 독서를 하게 되니, 시간을 배정해서 책을 읽을 때보다 훨씬 자주 읽게 되었다
→ 이렇게 해보니, 하루를 나눠 책을 읽을 때보다 훨씬 자주 읽었다
→ 이렇게 하자니, 하루를 갈라 책을 읽을 때보다 훨씬 자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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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내가 했지만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은 부모님의 꾸중이 아니라 칭찬인 것입니다
→ 내가 스스로 배우되, 어버이가 꾸중하기보다 북돋았기에 배울 수 있습니다
→ 내가 스스로 하되, 엄마아빠가 꾸중보다 북돋울 적에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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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