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16.


《어둠을 지나 미래로》

 박근혜 글, 중앙books, 2024.2.5.



새벽 일찍 움직이려다가 아침을 느긋하게 맞으면서 빨래를 하고 집안일을 한다. 작은아이가 먼저 잠을 깨고, 큰아이도 곧 일어난다. 비오는 아침에 작은아이하고 우리 책숲으로 가서 빗물을 치운다. 작은아이더러 “오늘과 이튿날과 모레에 어떻게 밥을 차려서 먹을는지 같은 수수한 일부터 하루를 그리기에 스스로 꿈을 일구고 이뤄요. ‘글쎄’라는 이름인 밥은 없으니까, 어떤 밥이건 스스로 생각해서 천천히 지어서 누리는 하루이기를 바라요.” 하고 들려준다. 고흥읍을 거치고 순천시를 거쳐서 부산으로 달린다. 북적이는 시외버스에서 쉬잖고 글을 쓴다. 팔뚝과 손목이 저리면 살짝 쉰다. 저녁 19시부터 〈책과 아이들〉에서 ‘깃새글꽃(상주작가)’으로서 〈내가 쓰는 내 사전〉 풀그림을 꾸린다. ‘비’하고 ‘낱말’ 두 가지를 함께 풀고 헤아리면서 첫자리를 연다. 《어둠을 지나 미래로》가 헌책집에 2000원에 나왔을 적에 사읽었다. 읽는 내내 한숨이 나왔다. 박근혜 씨, 언제 철들랍니까. 언제 어른이 되렵니까. 언제 할머니답게 말씀하렵니까. 사람들이 그대롤 제대로 안 쳐다본다고 짜증내거나 부아내지 말고, 빈털터리 맨몸으로 시골자락에 작은집을 빌려서 논밭을 손수 호미와 삽과 낫과 쟁기만으로 일구시기를 바란다. 덤터기를 썼다고 여기지 말고, 이제부터 ‘공주님’ 아닌 ‘시골할매’로서 새길을 가시기를 빈다. 제발 큰고장 비싸고 으리으리한 담벼락집에 머물지 마시라. 땅에 발을 디디고, 하늘숨을 마시고, 스스로 날씨를 읽고, 언제나 땀흘려 일하는 ‘작은이’로 거듭나기를 빈다. 이런 엉터리책을 써내는 데에 아깝게 늘그막을 버리지 말고, 아름책을 읽고서 살림글을 한 자락씩 쓰시기를 빈다. 어느 벼슬길(정치)에도 얼씬거리지 말고, 암말도 하지 말고, 그저 ‘책할매’와 ‘논밭할매’로 이녁 삶을 마무리하기를 빈다. “남이 차려주는 밥”은 그만 드시라. 손수 차려서 드시라. 그리고 ‘노인연금’과 ‘기초수급자 보조금’과 ‘국민연금’을 받으면서 ‘그만 한 돈’으로 어떻게 살림을 꾸려야 하는지, 몸소 처음부터 배우시라. 그래야 사람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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